[Y이슈] 하이브-카카오 대승적 합의로 마무리 된 SM 인수전 타임라인
2월부터 이어져온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를 둘러싼 공방이 드디어 종지부를 찍었다. 카카오가 SM의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 협력을 하는 것으로 협의되면서 하이브가 SM 인수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엔터업계 사상 초유의 여론전을 보여준 이번 SM 인수전의 시작과 끝은 어디였을까. 두 달에 걸쳐 일어난 SM 인수전의 타임라인을 정리해봤다.
① 2월 3일 | SM 3.0 발표
SM 이성수, 탁영준 공동 대표는 2023년을 맞아 SM의 새로운 방향성과 전략을 담은 'SM 3.0'을 발표했다. SM 3.0 중에서도 가장 강조된 전략은 바로 멀티 '제작센터/ 레이블' 체계의 도입. 구체적으로 멀티 제작센터, 멀티 레이블, 음악 퍼블리싱 전문 자회사 설립 등이다. 공동대표의 SM 3.0 발표는 사실상 그동안 프로듀싱을 전담해온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지우기 선언이나 다름 없었으며, 이에 더해 카카오가 SM 지분 9.05%를 확보했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SM의 최대 주주 이 전 총괄은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됐다.
② 2월 7일 | 이수만, 가처분 신청서 제출
SM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주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14만주(보통주 전환 기준)를 확보함으로써 카카오를 SM의 2대 주주로 만들려 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의 3자간 업무 협약까지 체결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수만 전 총괄이 법원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이 전 총괄 측은 "SM의 이사회가 제3자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명백히 상법과 정관에 위반되는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③ 2월 10일 | 하이브, 이수만 지분 14.8% 매입. 공개매수 선언.
이후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이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하면서 상황은 새 국면을 맞았다. 이로써 SM의 최대 주주에 등극한 하이브는 SM 소액 주주가 보유한 지분 공개매수에도 나선다고 밝히면서 SM 경영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SM 경영진은 하이브의 지분 인수 발표 직후 "SM은 모든 임직원, 아티스트와 함께 힘을 모아 이번에 보도되고 있는 모든 적대적 M&A에 반대한다는 것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④ 2월 16일 | 이수만 역외탈세 의혹 주장 / 하이브-SM 여론전 시작.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의 지분을 인수하고 SM에 이사 후보를 제안하는 등 인수 절차를 밟자, 이성수 대표는 이 전 총괄을 둘러싼 역외탈세 등의 의혹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이수만은 2019년 홍콩에 'CT 플래닝 리미티드'(CT Planning Limited, 이하 CTP)라는 회사를 자본금 100만 달러로 설립했다. 이 CTP는 이수만 100% 개인회사로 '해외판 라이크기획'"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총괄이 SM과 (해외) 레이블사 간의 정산 전에 6%를 선취하고 있었으며, 하이브에도 이러한 사실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느냐고 추궁에 나섰다. 이에 하이브는 즉각 공식입장을 내고 "이 전 총괄과 관련되어 있다는 CTP에 대해 전달 받은 바 없다"고 해명했다.
이후 하이브와 SM 간의 치열한 여론전이 시작됐다. SM은 하이브의 이번 지분 인수를 두고 "적대적 M&A"라고 꾸준히 비판했으며, 하이브는 "SM의 자사주 매입은 배임 및 시세 조작 행위"라고 주장하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역공을 펼쳤다.
⑤ 2월 22일 | 하이브, SM 1대 주주 등극
하이브의 SM 지분 취득 예정일은 당초 3월 6일이었지만 이보다 12일 앞당긴 2월 22일 대금을 치르고 거래를 매듭지었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진정한 SM 1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하이브는 이러한 소식을 전하며 "'SM 3.0' 성장 전략이 제시하는 방향성 및 SM 구성원과 아티스트가 함께 만든 가치와 비전을 존중한다"라며 "하이브와 SM이 힘을 합쳐 세계 3대 메이저 음악 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고의 기업을 만들어보자"라고 전했다.
⑥ 3월 3일 | 법원, 이수만 전 총괄 가처분 인용
법원이 이수만 전 총괄이 SM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기세는 하이브 쪽으로 더 기울게 됐다. 하이브는 SM에 △가처분결정 취지에 반하는 일체의 행위 금지 △신주인수계약, 전환사채인수계약 등 투자계약의 즉시 해지 △카카오와 체결한 사업협력계약의 즉시 해지 △카카오측 지명 이사후보에 대한 이사회 추천 철회 및 주주총회 선임 안건 취소 등의 후속 조치들을 요구했다.
⑦ 3월 7일 | 카카오 공개매수
그러나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 지분을 주당 15만 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반전 됐다. 카카오는 "3사(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는 거대 글로벌 엔터기업들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서로가 최적의 파트너라고 판단해 전략적 사업 협력을 체결했다. 그러나 현재 해당 사업 협력 및 3사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으로, 카카오는 SM과의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라고 공개매수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⑧ 3월 12일 | 하이브 카카오 대승적 합의
SM 인수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온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는 결국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SM의 주가 때문이었다.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말미암아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고,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SM 인수를 포기했다. 대신, 하이브는 플랫폼 협업을 하기로 하면서 인수에서 손을 뗀 아쉬움을 달랬다.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당사는 하이브의 결정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26일까지 예정된 공개 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와의 사업 협력을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YTN star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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