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최대 69시간 근무 후 몰아서 휴식? “장기휴가는커녕 노동 시간만 늘릴 것” 우려

김현주 2023. 3. 1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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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지 않은 직장인이 법으로 정해진 연차휴가도 마음껏 쓰지 못하게 하는 '연차 갑질'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주 52시간 상한제마저 제대로 안 지켜지고 법정 연차휴가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은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는 법이 아니라 사용자가 원할 때 몰아서 노동자를 쓸 수 있는 '과로사 조장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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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직장갑질119 "주 52시간 상한제마저 제대로 안 지켜지고 법정 연차휴가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게 현실.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은 사용자가 원할 때 몰아서 노동자를 쓸 수 있는 '과로사 조장법'" 비판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적지 않은 직장인이 법으로 정해진 연차휴가도 마음껏 쓰지 못하게 하는 '연차 갑질'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최대 69시간 근무하고 몰아서 쉴 수 있다는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이 장기휴가는커녕 노동시간만 늘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해 휴가 관련 갑질 제보 229건 가운데 96건(41.9%)이 '연차휴가 제한'에 관한 내용이었다고 12일 밝혔다. 법에 보장된 연차휴가를 전부 주지 않는 식의 '위법한 연차휴가 부여'(43건·18.8%)와 '연차수당 미지급'(30건·13.1%)이 뒤를 이었다.

직장갑질119는 "대다수 노동자가 연차휴가를 쓰고 싶을 때 쓰지 못한다"며 "하루 휴가도 눈치 보이는데 한 달 장기휴가를 어떻게 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한 제보자는 직장갑질119에 "연차를 쓰는 데 상사가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현한다"며 "연차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하니 '어느 직장에서 연차를 다 쓰냐'고 하더라"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제보자는 "상사가 연차를 승인했다가 '내일 내 기분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번복하더니 결국 반려했다"며 "왜 연차를 쓸 수 없느냐고 묻자 '안마를 해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상사와 다투고 싶지 않아 안마를 해줬는데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짜증을 냈다고 덧붙였다. 이 제보자는 결국 연차휴가를 포기했다고 한다.

직장갑질119는 "주 52시간 상한제마저 제대로 안 지켜지고 법정 연차휴가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은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는 법이 아니라 사용자가 원할 때 몰아서 노동자를 쓸 수 있는 '과로사 조장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휴가를 모아 '한달살이'를 가라고 하지만, 한달짜리 휴가가 발생하려면 최소 117시간 연장근로를 해야 한다"며 "하루 12시간씩 30일 일하거나, 10시간씩 60일을 일해야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직장갑질119가 지난해 12월7일부터 14일까지 직장인 1천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30.1%가 '법정 유급 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고 답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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