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53] 3이라는 숫자

강헌 음악평론가 2023. 3. 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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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odores ‘Three Times a Lady’(1978)

동서양을 막론하고 ‘3′이라는 숫자는 완전함을 의미한다. ‘천-지-인’이라는 동양의 삼재(三才) 사상이 그러하고 삼위일체를 얘기하는 성경이 또한 그렇다. 우리나라의 회사나 가게 이름에도 이 석삼자가 들어간 경우는 부지기수다.

하지만 또한 동시에 이 완전함에는 불안함이 감돌고 있다. 완전함은 불완전한 운명의 인간의 것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에서 최초로 대통령제를 도입한 미국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사후 22차 헌법 개정을 통해 왜 3연임을 금지한다고 못 박았을까? 어쩌면 그것은 영구함을 꿈꾸는 인간의 욕망을 제도적으로 제한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우리에게도 ‘삼선개헌’이라는 불행한 현대사의 기억이 존재한다. 그 개헌의 불행한 결말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대륙굴기’의 기치를 흔들며 중국의 최고 실권자가 된 시진핑이 신중국 건국 이후 첫 3연임 국가 주석에 올라 절대 지배 체제를 구축했다. 3월 10일 열린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전인대 대표 2952명 전원은 시주석의 3연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나 기권표는 ‘0표’. 이미 지난해 10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공산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되었으니 그는 명실상부한 당·정·군을 장악한 1인 독주 체제를 완성했다. 이는 사회주의 중국의 아버지 마오쩌둥도 가져보지 못한 권력이다(마오는 1959년 국가 주석직은 류사오치에게 넘겼다). 그리고 마오 이후 현재의 중국의 기틀을 닦은 덩샤오핑의 3연임 금지 유훈도 휴지가 되었다.

아내를 너무 사랑한 한 남성이 이제 침대에서 깨어난 아내를 포옹하며 이렇게 말했다. “You are indeed three times a lady.” 이 장면을 지켜본 어린 아들은 나중에 뮤지션이 되어 팝 역사에 남은 명곡을 만들어 부른다. 그 꼬마는 마이클 잭슨과 경쟁했던 70~80년대의 수퍼 스타 라이오넬 리치다.

당신은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나의 여인이라는 찬사. 여기서 3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영원의 시간이 된다. 시진핑은 영원한 권력을 꿈꾸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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