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금기 단어는 '평화'...사라지는 이유?
북한 선수단 참가한 평창 올림픽…'평화' 강조
도청 부서 사라지고 각종 행사에서 '평화' 삭제
평창 국제 평화 영화제 폐지…예산 낭비 이유
[앵커]
최근 몇 년간 다른 어느 지역보다 '평화'를 강조해 온 곳이 바로 강원도인데요.
최근엔 관공서는 물론 교육 시설이나 각종 행사에서도 '평화'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지, 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강원도 철원, 민통선 내부에는 학생 교육원이 있습니다.
이름은 강원 평화교육원입니다.
그런데 최근 강원도 교육청이 명칭 변경 조례 개정에 나섰습니다.
강원통일교육원, 평화를 빼고 대신 통일을 달기로 했습니다.
[박옥녀 / 강원도 교육청 정책국장 : 통일 감수성을 갖춘 시민 양성및 평화 분단 유산을 활용한 강원도형 통일 교육의 중점 운영을 위해 (이름을 변경합니다.)]
북한 접경 지역이 있는 강원도에서 최근 10여 년 동안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바로 평화였습니다.
도청 내부에 평화지역 발전본부라는 조직도 있었을 정도였는데요.
유래는 평창 동계올림픽입니다.
북한 선수단이 참가하며 평창 동계 올림픽은 다른 무엇보다 평화 이미지가 강조됐습니다.
올림픽이 끝난 후 평화 유산을 이어받자며 강원도에서는 매년 국제 평화 영화제와 평창 평화 포럼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남북 관계가 험악해지며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습니다.
도청 부서는 쪼개져 사라졌고, 각종 행사에서 '평화'라는 단어는 사라졌습니다.
올림픽 후 매년 열렸던 평창 국제 평화 영화제는 한순간에 폐지됐고, 평화 포럼 역시 예산 낭비 대명사로 격하됐습니다.
평창 평화 센터는 평창 유산 재단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고, 북한 접경지역을 평화지역으로 부르자는 주장도 쏙 들어갔습니다.
[정재웅 / 강원도의원 : 평화라고 하는 단어, 개념 자체가 인류가 다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인데 굳이 평화라고 하는 단어 자체를 삭제하고 사업을 없애고….]
찬바람 부는 남북 관계 속에 지역 차원의 평화 노력이 현실적이지 않고 예산 낭비라는 게 가장 큰 이유.
보수 도지사와 교육감 취임 후 이뤄지는 전임 정권 지우기라는 지적도 나오는 가운데 이제 강원도에서 '평화'는 쉽게 꺼내기 힘든 단어로 남았습니다.
YTN 지환입니다.
YTN 지환 (haj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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