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이란 관계정상화 전격 합의… 中 ‘반색’·美 ‘떨떠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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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앙숙'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관계 정상화에 전격 합의하면서 중동뿐 아니라 국제 역학구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원유 증산 요구를 거절해 미국과의 관계에 균열 조짐을 보이던 사우디가 대표적 반미(反美) 국가인 이란과, 그것도 중국의 중재로 관계를 복원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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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중재로 베이징서 협상 타결
외교 복원… 2개월 내 대사관 개설
이란, 서방 압박 벗어날 돌파구 마련
中, 중동내 경제·외교적 영향력 확대
사우디 ‘脫미국’ 행보… 美 체면 구겨
중동의 ‘앙숙’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관계 정상화에 전격 합의하면서 중동뿐 아니라 국제 역학구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원유 증산 요구를 거절해 미국과의 관계에 균열 조짐을 보이던 사우디가 대표적 반미(反美) 국가인 이란과, 그것도 중국의 중재로 관계를 복원했다는 점에서다.
양국의 관계 복원은 2016년 사우디의 반정부 시아파 성직자 처형, 이란 시위대의 사우디 대사관 습격을 계기로 국교가 단절된 지 약 7년 만이다.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종주국인 양국은 이후 예멘에서 대리전 성격의 내전을 치르는 등 곳곳에서 충돌해 중동 지역 전체 정세에 영향을 미쳤다.
이란 포위망을 구축하려던 이스라엘을 제외한 중동 주변국들은 역내 정세에 훈풍이 불 것을 기대하며 일제히 환영했다. 2021년부터 양국 회담을 중재해온 이라크와 오만은 각각 “새로운 페이지가 열렸다”, “모두를 위한 윈윈(Win-Win)”이라고 평가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이집트뿐 아니라 그간 이란 지원을 받아온 예멘의 후티 반군 역시 “미국과 이스라엘의 간섭으로 잃어버린 안정과 안보를 되찾기 위해 꼭 필요했던 합의”라고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는 시점에 베이징에서 이뤄진 이번 합의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의 외교적 승리라고 평가한다. 사우디 라사나 국제연구소의 나미 아흐메드 무나칼 연구원은 “이번 합의는 중동에서 중국의 경제·외교적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반영한다”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사우디·이란은 성명에서 “양측 회담을 주선한 이라크, 오만은 물론 이번 회담을 주선한 중국 지도자들과 정부에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사우디에 재차 뺨을 맞은 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배후로 지목된 무함마드 빈살만(MBS) 사우디 왕세자를 ‘왕따’로 만들겠다고 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이 치솟자 체면을 구겨가며 사우디를 전격 방문, 증산을 설득했으나 빈손으로 귀국한 데 이어 이번에는 ‘중동의 맹방’이었던 사우디가 이란·중국과 밀착하는 장면을 지켜만 보는 꼴이 됐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수십년간 서로의 목을 겨누던 양국의 관계 정상화 합의는 일종의 평화협정”이라며 “중동의 주요 행위자였던 미국은 이 중요한 외교적 전환의 순간에 방관자로 전락했고 중국은 이 지역의 새로운 강자로 변모했다”고 짚었다.
백악관은 이번 합의의 의미를 애써 깎아내렸다.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정관은 전화 브리핑에서 “이란은 자기 말을 지키는 정권이 아니다”라고 합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며 “우리가 중동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주장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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