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2차대전 때 불탄 함부르크 옛 교회에 헌화한다

김태훈 2023. 3. 11. 14: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29일부터 31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독일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20세기 두 차례 일어난 세계대전에서 모두 적이었던 양국의 화해를 강조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외신들은 "찰스 3세가 성 니콜라이 기념관을 찾아 화환을 바치는 것은 2차대전 때 적국으로 싸운 영국과 독일의 역사적 화해를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함부르크, 1943년 7월 연합군 공습으로 파괴
민간인 등 4만여명 희생… '독일의 히로시마'
찰스 3세 방문은 '2차대전의 앙금 해소' 의미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29일부터 31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독일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20세기 두 차례 일어난 세계대전에서 모두 적이었던 양국의 화해를 강조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독일은 프랑스에 이은 찰스 3세의 두 번째 국빈방문 대상국이다.

영국 국왕 찰스 3세(오른쪽)와 부인 커밀라 왕비. 영국 왕실 홈페이지
11일 영국 왕실 등에 따르면 찰스 3세는 29일 독일에 도착한 뒤 이틀간 베를린과 그 주변에서 국빈만찬 등 외교 일정을 소화하고 31일 함부르크로 이동한다. 영국 왕실은 “국왕 폐하 부부는 함부르크에서 성 니콜라이 기념관을 방문할 것”이라며 “성 니콜라이 기념관은 2차대전 기간 연합국의 함부르크 공습 때 부서진 교회 건물의 잔해”라고 밝혔다. 이어 “간소한 추모 의식을 진행하는 동안 국왕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함께 기념관에 헌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과 독일은 1차대전(1914∼1918)에 이어 2차대전(1939∼1945)에서 다시 적으로 맞붙었다. 전쟁 초반엔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고 소련(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인근까지 진격하는 등 전세를 주도했다. 하지만 미국이 영국·소련 편에 서 참전하고 독일의 전쟁 수행에 필요한 물자가 고갈하며 상황이 역전된다. 연합국이 전쟁의 주도권을 쥐기 시작한 1943년 7월 마지막 주를 기해 영·미 공군은 수많은 폭격기와 전투기를 보내 독일의 주요 도시이자 경제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함부르크를 공습했다. 7박8일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폭탄을 떨어뜨렸다.

성서에 등장하는 멸망한 도시 고모라(Gomorrah)에 착안해 ‘고모라 작전’이란 이름이 붙은 이 폭격으로 함부르크는 말 그대로 폐허가 되었다. 4만명이 훨씬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그 대부분은 민간인이었다. 거의 모든 시신이 불에 심하게 타 신원을 확인할 수 없어 그냥 동네별로 수습해 장례를 치렀다고 전해진다. 훗날 영국인들은 함부르크를 ‘독일의 히로시마’라고 불렀다. 원자폭탄이 떨어진 일본 히로시마 못지않게 파괴 정도가 심각하다는 의미가 담겼다.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성 니콜라이 기념관. 원래 교회 건물이었으나 2차대전 때 연합군 폭격으로 크게 부서지고 잔해만 남아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인다. 게티이미지 제공
첨탑 높이가 147m에 달하는 성 니콜라이 교회는 오랫동안 함부르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였다. 1943년 7월의 폭격으로 첨탑과 일부 외벽을 빼고는 모두 부서져 교회로 복원할 수 없게 됐다. 그래서 현재는 ‘성 니콜라이 기념관’으로 불리며 함부르크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전망대, 그리고 2차대전의 비극을 잊지 않기 위한 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다.

마침 올해는 함부르크 폭격 80주년이다. 외신들은 “찰스 3세가 성 니콜라이 기념관을 찾아 화환을 바치는 것은 2차대전 때 적국으로 싸운 영국과 독일의 역사적 화해를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