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2차대전 때 불탄 함부르크 옛 교회에 헌화한다
민간인 등 4만여명 희생… '독일의 히로시마'
찰스 3세 방문은 '2차대전의 앙금 해소' 의미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29일부터 31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독일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20세기 두 차례 일어난 세계대전에서 모두 적이었던 양국의 화해를 강조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독일은 프랑스에 이은 찰스 3세의 두 번째 국빈방문 대상국이다.

영국과 독일은 1차대전(1914∼1918)에 이어 2차대전(1939∼1945)에서 다시 적으로 맞붙었다. 전쟁 초반엔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고 소련(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인근까지 진격하는 등 전세를 주도했다. 하지만 미국이 영국·소련 편에 서 참전하고 독일의 전쟁 수행에 필요한 물자가 고갈하며 상황이 역전된다. 연합국이 전쟁의 주도권을 쥐기 시작한 1943년 7월 마지막 주를 기해 영·미 공군은 수많은 폭격기와 전투기를 보내 독일의 주요 도시이자 경제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함부르크를 공습했다. 7박8일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폭탄을 떨어뜨렸다.
성서에 등장하는 멸망한 도시 고모라(Gomorrah)에 착안해 ‘고모라 작전’이란 이름이 붙은 이 폭격으로 함부르크는 말 그대로 폐허가 되었다. 4만명이 훨씬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그 대부분은 민간인이었다. 거의 모든 시신이 불에 심하게 타 신원을 확인할 수 없어 그냥 동네별로 수습해 장례를 치렀다고 전해진다. 훗날 영국인들은 함부르크를 ‘독일의 히로시마’라고 불렀다. 원자폭탄이 떨어진 일본 히로시마 못지않게 파괴 정도가 심각하다는 의미가 담겼다.

마침 올해는 함부르크 폭격 80주년이다. 외신들은 “찰스 3세가 성 니콜라이 기념관을 찾아 화환을 바치는 것은 2차대전 때 적국으로 싸운 영국과 독일의 역사적 화해를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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