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신청부터 금감원 조사까지”…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았던 SM인수戰 ‘일타총정리’ [투자360]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SM엔터테인먼트(SM·에스엠) 인수전이 3라운드에 돌입했다. 카카오가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해 에스엠 지분을 40%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가운데 에스엠 주가가 10일 15만원 선 아래로 내려가 공개매수에 ‘청신호’가 켜졌다. 반면, 금융감독원이 카카오를 두고 시세조종 혐의를 살피고 있어 리스크요인 역시 여전하다. 하이브가 더 높은 가격에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앞서 1, 2라운드에서는 각각 하이브와 카카오가 승리하며 1승씩을 나눠 가진 바 있다.
에스엠 인수전의 첫 번째 분기점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가처분 신청이었다. 카카오는 저렴한 가격에 에스엠 지분을 인수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법원이 이 전 총괄의 손을 들어주면서 하이브보다 열악한 조건에 놓이게 됐다.
에스엠은 2월 7일 카카오에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카카오는 주당 9만1000원 수준에 에스엠 지분 9.05%를 확보해 단숨에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에스엠에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적극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카카오-에스엠 현 이사진-얼라인’ 연합 구도가 구축된 셈이다.
반면, 이 전 총괄 입장에선 불리한 결정이었다. 제3자 신주발행으로 지분이 희석됐으며 이 전 총괄의 의지에도 반하는 결정이었다. 해외에 머물던 그는 즉시 귀국한 뒤 2월 8일 서울동부지법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또한, 보유 지분 18.4% 중 14.8%를 하이브에 매도하고 남은 3.6%에도 풋옵션 계약을 걸었다. ‘하이브-이수만’ 연합이 탄생한 시점이다.
카카오 입장에선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하이브와의 지분 경쟁에서 크게 뒤처질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3일 법원이 이 전 총괄의 편을 들면서 전망은 암울해졌다.
그러나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실패하면서 카카오에도 또 한 번의 반격 기회가 생겼다. 자금 여력 면에서 우월한 카카오가 더 높은 가격을 불러 지분을 대량 매집할 여지가 생긴 것이다.
하이브는 2월 10일 에스엠 주식 25%를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에스엠 종가는 9만8500원으로 이보다 20%가량 높은 가격이었다. 최대주주인 이 전 총괄에게서 매입한 주식과 같은 가격이기도 했다.
하이브의 기대와 달리 시장에서는 가격이 너무 낮다고 판단했다. 공개매수를 선언한 지 3거래일 만에 에스엠 주가는 12만원 선을 넘었다. 이에 하이브는 단 0.98%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시장은 카카오 연합이 공개매수를 좌초시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한다. 에스엠 현 이사진은 공개매수 선언 이후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를 부양했다. 얼라인은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은 너무 낮은 가격”이라며 여론전을 펼쳤다.
특히, 카카오는 하이브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 일일 거래량의 30%에 달하는 105만주를 홀로 매수하며 논란을 낳았다. 이날 에스엠 주가는 장중 11만8700원까지 하락했는데, 카카오는 주당 12만3000원선에서 주식을 매입해 사실상 주가를 부양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시세조종 혐의가 없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실패한 뒤 카카오는 주당 15만원에 에스엠 지분 35%를 매입하는 공개매수에 나섰다. 현재 보유 중인 4.91%와 합쳐지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10일 종가가 15만원을 소폭 하회하며 공개매수 ‘청신호’가 켜졌다. 그러나 하이브가 더 높은 가격으로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 조사 역시 우려사항이다. ‘재계 저승사자’라 불리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불공정 거래 엄단에 나선 만큼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우려다.
카카오와 하이브가 각각 1승씩을 나눠 가진 상황에서 3라운드의 승자는 누구일지 결과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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