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선제 투런포에 이 꽉 문 세리머니까지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 주전 포수 양의지(두산 베어스)가 시원하게 아치를 그려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을 순식간에 '도서관'으로 만들었습니다.

양의지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과의 B조 본선 1라운드 2차전에서 0-0으로 맞선 3회 무사 2루에서 선제 2점 홈런을 쳤습니다.

선두타자 강백호의 2루타로 선취점 기회를 잡은 가운데 타석에 선 양의지는 일본 선발 투수 다루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초구에 번트를 시도했다가 파울을 만들었습니다.

2구째 슬라이더를 지켜봐 2스트라이크에 몰린 가운데 끈질기게 파울로 커트하던 양의지는 6구째 슬라이더를 공략해 왼쪽 담을 훌쩍 넘겼습니다.

2루에 있던 강백호는 펄쩍펄쩍 뛰며 베이스를 돌았고, 양의지는 벤치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습니다.

양의지는 차분함을 유지하려는 듯 침묵 세리머니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국내용 선수'라는 비판받기도 했던 양의지는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 해결사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전날 호주전에서도 역전 3점 홈런 포함 2안타로 활약했고, 이날 경기까지 2경기 연속 아치를 그려 최고조에 달한 타격감을 뽐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신정은 기자silver@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