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오후 내내 조문 대기…이재명 대표의 긴 하루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긴 하루를 보냈습니다.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 숨지면서 이 대표와 민주당 분위기가 가라앉았는데요, 이 대표가 조문하러 빈소를 찾았지만 오후 내내 대기해야 했습니다. 전 비서실장이 남긴 유서에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십시오"라는 내용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대표 주변 분위기가 더 무거웠다고 합니다.
이재명 대표, 빈소 주변서 오후 내내 조문 대기
이 대표는 낮 1시쯤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었던 전 모 씨 빈소를 찾아 조문하겠다고 기자들에게 알렸습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예정된 시간에 맞춰 빈소가 마련된 성남시의료원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유가족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조문을 못 하고 차 안에서 마냥 대기해야 했습니다. 그야말로 긴 오후를 보낸 거죠.
전 씨의 빈소에는 민주당 김남국·박찬대 의원 등이 오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는데요, 민주당 측은 현장 상황으로 인해 조문이 늦어지고 있다고만 전했습니다.
"검찰의 미친 칼질"…책임론엔 선 그어
이 대표는 우선 전 씨에 대해 "제가 만난 공직자 중에 가장 청렴하고 가장 성실하고 가장 헌신적이고 가장 유능했던 한 공직자"라고 고인을 떠올리면서 몇 초간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이어 "자랑스러운 공직 생활의 성과들이 검찰 조작 앞에 부정당하고 지속적인 압박수사로 얼마나 힘들었겠나"라면서 검찰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검찰이 전 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겁니다.
"검찰 특수부의 수사 대상이 되면, 사냥의 대상이 되면 피할 수 없는 모양이다. 죽거나 조작에 의해서 감옥을 가거나" "이게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인가"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을 했는데요, '검찰의 미친 칼질'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검찰 비판의 강도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아무리 비정한 정치라고 하지만 이 억울한 죽음들을 두고 정치도구로 활용하지 마십시오. 이게 검찰의 과도한 압박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입니까? 수사당하는 게 제 잘못입니까? 주변을 먼지 털듯이 털고 주변에 주변에 주변까지 털어대니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견뎌냅니까? 그야말로 광기입니다, 광기.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습니다.
유서 발견 "정치 내려놓으시라…검찰 수사에 조작"
전 씨의 사망 원인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아 조심스러운 부분입니다. 유서의 일부 내용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역시 단편적입니다. 그래도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을 가늠할 수 있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유서는 노트 6쪽 분량인데요, 경찰이 전 씨 자택에서 확보했다고 합니다. 유족들이 유서 공개에 반대하고 있어서 경찰이 공식적으로는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유서를 읽은 사람들을 통해 내용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흘러나온 내용을 종합하면 ▲ 검찰에 대한 불만과 억울함 ▲ 이재명 대표에 대한 심경 ▲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 유서에 담겨 있다고 합니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나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 "(사건 당시) 행정기획국장이어서 권한도 없었는데, 피의자로 입건됐다",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고 억울함을 토로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합니다.
또 '검찰 수사에 조작이 있다'는 취지의 내용도 남겼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이 조작됐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를 향해서는 "이재명 대표는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십시오",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지요"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합니다. 이 대표와 관련된 각종 의혹 사건에 대해 언급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죠.
검찰, 이재명 대표 주장 반박
이 대표 영장에는 전 모 씨 이름이 23번이나 등장한다고 하는데요, 검찰은 이 대표의 전달자 역할이나 협상 창구로 활동했다면서 전 씨를 집중적으로 거론했습니다.
이 사건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수사했는데요, 성남지청은 "고인에 대해선 지난해 12월 26일 성남FC 사건과 관련해 한차례 영상녹화 조사를 진행했고, (지난해 조사) 이후 별도의 조사나 출석요구는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전 씨가) 반복적으로 검찰 수사받았다"고 한 것과는 조금 다른 설명이죠.
제주도에 사는 제 오랜 친구는 정치후원금 냈다는 이유로 수원지검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아서 '내가 왜 가느냐' 했더니 '그럼 강제로 소환해야 하나' 이러면서 싸웠다고 합니다. 심하게 지적을 했더니 다시 전화가 와서 '안 오셔도 됩니다' 이렇게 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수원지검은 "이재명 대표의 정치후원금과 관련한 수사를 진행한 바 없고, 그 지인에게 출석을 요구한 바도 없음"이라고 기자들에게 반박했습니다.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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