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앤피] 정부에 분통 터진 전세 사기 대책위"얼마나 더 죽어야..."

박준범 2023. 3. 1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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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 진행 : 이승훈 앵커

■ 방송일 : 2023년 3월 10일 (금요일)

■ 대담 :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 위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앤피] 정부에 분통 터진 전세 사기 대책위"얼마나 더 죽어야..."

-대책위 가입 안 된 세대도 많아, 자신이 피해자인지 모르는 경우도

-정부 차원의 대출 연장 지시, 은행에서 승인 안 되고 있어...제출 어려운 서류 요구

-전세 사기 피해가 임차인의 무지?...서류 꼼꼼하게 확인 했어도 알기 어려운 정보 많아

◇ 이승훈 앵커(이하 이승훈): 우리말이 곧 영어인 게 있습니다. '재벌'이라는 말이 그렇고요. 또 '전세'라는 말도 그렇습니다. 그만큼 전세는 목돈을 맡겨만 놓으면 내 집처럼 편하게 남의 집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우리에게만 있는 독특한 임대 제도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점을 파고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가로챈 '빌라왕' 사건 얘기입니다. 피해 세입자들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관련 이야기 나누기 위해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대책위원회 안상미 위원장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 위원장(이하 안상미): 네, 안녕하세요.

◇ 이승훈: 먼저 피해대책위에서 파악하고 있는 전세 사기 피해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 안상미: 저희 대책위에 가입된 세대만 1,719세대이고요. 거기에 지금 경매가 계속 늘고 있어서 한 800세대 진행이 되고 있는 것 같고, 피해액은 아마 800억 이상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책위에 가입되지 않은 세대들이 또 많거든요. 그래서 등기부 열람도 지금 다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2,700세대는 충분히 넘을 거고요. 피해액은 예상만 해도 2천억 가까이 될 것 같습니다.

◇ 이승훈: 지금 대책위가 꾸려진 지 꽤 됐다고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도 되기 파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네요?

◆ 안상미: 그렇죠. 피해자가 직접 인지를 하고 저희를 찾아오지 않는 이상은 집계가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서요.

◇ 이승훈: 그럼 지금 피해자이면서도 자신이 피해자인지 모르는 분들도 계시다는 말씀이신가요?

◆ 안상미: 지금 너무 많죠. 대책위에 오신 분들도 실제로 '나는 아닐 거야'라고 많이 생각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 이승훈: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는 파장이 더 커진다는 말씀이신데요. 정부 차원에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협조가 잘 되고 있습니까? 아니면 좀 어려움이 많으십니까?

◆ 안상미: 파악을 이제서야 시작을 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저희가 관련 부서에 얘기를 하면 저희한테 파악된 것을 달래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저희가 파악된 것으로만 파악을 하셨고, 이제서야 전체적으로 파악하신다고 하니, 얼마나 파악을 하시는지 들어봐야겠죠.

◇ 이승훈: 지금 위원장님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면 사실은 개인적으로 파악을 하는 것보다 정부가 조금 일찍 나서주었다면 전체적인 피해를 파악하거나, 또 잘 알지도 못하는 분들이 얼마큼 본인이 피해를 당했는지에도 도움이 됐었을 건데, 늦었다는 말씀이시네요?

◆ 안상미: 그렇죠. 많이 늦었죠. 피해가 파악이 돼야 적당한 대책이 나올 텐데, 그마저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금 대책은 탁상공론에 머무르고 있고요. 원인 규명부터 해야 되는데, 그게 지금 전혀 안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 이승훈: 그런 상황이라면 "협조 잘 되고 있냐"라는 질문 자체가 이상한 거네요?

◆ 안상미: 네, 그렇습니다.

◇ 이승훈: 지금 정부는 그렇게 얘기하는 것 같은데요. 돈은 직접 못 주더라도 대출 연장을 해주겠다. 이런 얘기가 전에 나왔어요. 대출 연장은 잘 되고 있습니까?

◆ 안상미: 그것도 잘 안 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하라고 은행 쪽에 다 통보가 되어 있어요. 그건 예전부터 되어 있던 것들인데, 일선 은행에서 지금 지켜지지 않아요. 얘기를 하면 "전달이 안 됐다."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데, 어제 저희가 간담회도 진행을 했거든요. 거기에 금융위원회 분들이 오셨는데, 이게 공감대가 부족해서 전달이 안 된다고 해요. 이 공감대가 어떻게 형성이 돼야 되는 건지에 대한 답은 안 주셨는데, 하여튼 정부 정책은 "연장해줘라"라고 하는데 은행에서는 갖가지 이유를 들면서 서류들을 달라고 하는데요. 그 서류들이 제출할 수 없는 서류를 달라고 한다거나, 경매가 진행되고 있으니 못 한다고 한다거나, 여러 가지 이유들로 안 해 주는 거죠.

◇ 이승훈: 지금 말씀 들어보니까 은행이 정부를 무시하는 건가요? 이유가 있는 건가요?

◆ 안상미: 자기들의 이익이 더 중요한 거죠.

◇ 이승훈: 그렇게 보십니까. 지금 말씀하신 내용 중에 서류 제출 얘기가 나왔는데요. 예를 들어서 이거를 지금 떼어오라고 그러는데 떼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거나, 이런 게 있습니까?

◆ 안상미: 피해 확인서를 떼어 달래요. 그런데 피해 확인서는 지금 안 나와요. 경매 매각이 돼야지 피해 확인서가 나오는데, 당장 그것도 발급받을 수가 없는 거고요.

◇ 이승훈: 피해 확인서라는 건 경매가 돼야 나오는 건데, 그걸 지금 떼 달라.

◆ 안상미: 임차권 설정을 하라는데 지금 임차권 설정을 할 시기가 아니에요. 왜냐하면 지금 집에 살고 있고, 그런데 경매는 떠 있고요. 그러면 임차권 설정을 하는 데도 돈이 들잖아요. 살고 있으면 점유가 되기 때문에 그걸 굳이 할 필요 없는데, 그런 것들을 다 해야 된다거나. 이런 것들이 있죠.

◇ 이승훈: 그런데 이런 과정을 은행이 모른다는 게 저는 납득이 좀 안 되네요.

◆ 안상미: 은행은 알죠. 정부는 모르는지, 저희가 말씀을 드려서 이제는 파악을 하시겠죠. 그런데 지금 "공감대가 형성이 안 됐다"라고만 답변을 하셔서 좀 많이 답답합니다.

◇ 이승훈: 계신 분들은 지금 어떤 피해를 당하고 계십니까? 구체적으로 뭐 말씀해 주실 수 있는 게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 안상미: 신용불량자가 됐고요. 결혼하신 분이 지금 혼인신고도 못 하고 계시고요. 신혼부부들은 지금 아이 낳는 계획을 다 포기하셨고요. 그다음에 집 경매가 3차면 다 매각이 되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아직도 가늠을 지금 못하고 있고요. 당장 저도 그렇고요. 노인분들은 기초생활수급자 되는 거고, 지금 상황이 이렇습니다. 최근에 안 좋은 소식이 있었잖아요. 지금 모두 다 그 생각을 하세요. 이런 얘기도 들었거든요. 아파트 베란다 실외기 위에 올라간 분도 계신다고요. 그분이 나약해서 한 선택이 아니라고 봐요. 지금 상황에서는 다들 그런 생각을 하시는데, 그분은 실행을 하신 것뿐인 거지. 지금 그래서 정신적인 치료도 고민을 해주신다고 하시는데, 그것보다도 정부가 책임을 지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승훈: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 사실은 지금 피해를 당하시는 분들을 더 힘들게 할 수 있는 게 있을 텐데요. 잘 모르시는 분들 그런 얘기를 하잖아요. "아니 왜 그런 사기를 당했냐?"고요. 그런 분들에게 우리는 이렇게 사기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를 말씀해 주시면 어떤 것 때문이라고 하겠죠?

◆ 안상미: 그 말이 가장 상처가 되는 말이거든요. "몰라서 당한 거 아니냐." 저희가 지금 알 수 있는 정보는 너무 한계가 있어요. 저희한테 오픈되는 정보는요. 그 상황에서는 부동산 공인중개사가 하는 말을 믿을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저희 사건 같은 경우에는 건축주부터 공인중개사, 임대인, 관리사무소까지 다 같이 한 통속으로 속인 건지라 그거를 걸러낼 수가 없었고요. 김대성 피해자도 마찬가지고, 그쪽도 서류 진짜 꼼꼼히 다 확인하셨더라고요. 그래도 당했어요. 이렇게 된 것은 정부 정책에 본질적으로 시세 조작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들이 큰 금액으로 뻥튀기를 해서 합법적으로 진행을 한 거거든요. 여기서는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고요. 안 당하신 분들은 운이 좋으신 거예요.

◇ 이승훈: 운이 좋아서 그랬을 뿐이고요. 그리고 '설마 나겠어?' 모르는 분들도 지금 많이 있는 거라고 말씀하셨고요.

◆ 안상미: 그럼 전세 계약이 지금은 안전하느냐? 지금도 안 안전해요. 이거 해서 안 걸리면 저거에서 걸리고, 전세 사기 피해 유형이 엄청 다양하잖아요. 그중에 몇 가지가 저희에 해당이 되는 거고, 그러면 그 모든 상황을 피해서 안전한 전세 계약을 할 수 있느냐? 단연코 없습니다.

◇ 이승훈: 아파트에 붙어 있는 글을 봤는데도 그 가운데 또 찾아오는 사람도 있고 그런가 봐요?

◆ 안상미: 당장 제 집이 4월에 3차 매각 기일이거든요. 3차면 경매꾼들이 많이 달려듭니다. 그걸 방지하려고 저희가 현수막도 걸고 했는데, 문제는 이 범행의 주동인 남 씨 일당이 재매각에 입찰을 한답니다. 그러면 저는 질 수밖에 없거든요. 제가 입찰할 수 있는 금액은 한계가 있죠. 전세보증금이 있기 때문에요. 그런데 이들이 입찰하는 금액은 저렴하죠. 왜냐하면 이 경매를 통해서 전세보증금 털어버릴 수 있으니까, 세금도 다 털어버릴 수 있으니까. 이들은 굉장히 저렴한 금액의 낙찰을 받아서 한 번 더 사기 치는 거죠.

◇ 이승훈: 지금 말씀하신 경매에 들어오고 이런 건 전형적인 수법인데, 그렇다면 이건 정부가 막으면 되는 거 아닐까요?

◆ 안상미: 계속 중지시켜달라고 말씀드리는데요. 이러한 핑계, 저러한 핑계. 저희는 다 핑계라고 봅니다. "현행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 피해자 구제하려고 정책 냈잖아요. 그것도 기존에 있었던 거 아니잖아요. 피해가 커진다고 생각하니까 정부에서 대책을 냈던 건데, 이 전세 사기 피해가 비트코인보다 못할 이유가 있습니까? 거기는 투자고 여기는 생존인데, 인간의 기본권인데요. 그래서 저는 정부가 지금 책임을 인정하기 싫어서 미온책들만 내놓는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이승훈: 위원장님이 직접 당사자이고 지금 말씀 들어보니까 지금 경매가 진행 중이네요. 그런데 또 일단 파악한 게 한 1,700세대인데 그중에서 800세대 이상이 또 경매에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지금 그래서 당장 집을 나가야 하는데, 나가는 것도 그렇지만 자신들에게 어려움을 줬던 사람들에게 또 집이 넘어가고. 이런 거 보면 너무 힘드실 것 같은데요. 경매 피해 때문에 지금 피해 보는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지금 어떻습니까?

◆ 안상미: 저는 지금 아직 실행은 안 됐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실행되신 세대들이 있어요. 그 일당들이 가져간 데가 있어요. 그러니까 이거를 바라보고 있자니 솔직한 심정으로 낭떠러지가 앞에 있는데 계속 걸어갈 수밖에 없는 심정이잖아요. 그래서 그분의 선택에는 매우 안타깝지만 이러한 상황들이 다 그 길로 갈 수밖에 없게끔 유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건 사회적 재난입니다. 정부가 책임져야 합니다.

◇ 이승훈: 지금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는 정부로서는 지금 말씀하신 대로 경매를 중지해야 되는데, 정부가 중지를 왜 못 해준다고 그러는 겁니까?

◆ 안상미: 채권자만 중지를 할 수 있다는 거죠. 임차인들의 중지를 요구를 받아주는 사례가 지금까지 없었다는 거죠. 저희 같은 경우는 지금 한국자산관리공사 그다음에 주택관리공사로 저희 피해 아파트들이 한 300여 채 가까이 채권이 이전이 됐어요. 어제 간담회 때 그분들도 오셨거든요. 그래서 말씀을 드렸는데, 지금 하는 얘기랑 똑같아요. 원칙은 은행들의 부실채권을 사는 거지, 피해 임차인들의 채권을 사는 것이 아니고. 경매 중지는 채무자가 돈을 납부하면 중지되는 지, 임차인들의 요청에 의해서 중지된 사례가 없다. 원칙이 그렇지 않다고만 말씀을 하시는 거죠. 그런데 다른 은행은 몰라도 지금 경매를 중지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솔직히 채권자가 중지하는 거거든요. 그러면 공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채권도 그러하니 그것만이라도 먼저 중지를 해달라는 거죠. 저도 공사채권이거든요. 그런데 계속 안. 된다 현행법상 없다라는 얘기만 지금 계속하고 계신 거죠.

◇ 이승훈: 그것도 지금 현재로서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씀이시죠?

◆ 안상미: 네, 그렇습니다.

◇ 이승훈: 끝으로 하실 말씀이 있는데 못 하신 말씀이 있으면 해주시죠.

◆ 안상미: 얘기했던 얘기지만 정부에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회적 재난입니다. 더 이상 회피하지 마시고 주도적으로 해결해 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어제 간담회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핵심 부서인 기재부, 법무부, 행안부가 참석을 안 했어요. 피해자들의 얘기를 들어야 현황 파악을 할 수 있고, 하나라도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수 있습니다. 2차 간담회를 3월 말로 약속 받았거든요. 그때는 모두 모여서 이야기할 수 있게 강력히 요청드리고요.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도 말씀드립니다. 임차인의 무지가 아닙니다. 이 문제는 지금 피해자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문제인 거거든요. 이에 국민 여러분들의 지지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승훈: 알겠습니다. 소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 위원장이었습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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