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재산 상속 다시 해달라”···구광모 LG그룹 대표 상대 여동생들 소송
LG그룹 “재산분할 요구 용인될 수 없는 일”
구광모 LG그룹 대표가 가족들로부터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을 다시 분할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당했다. LG그룹은 당사자간 협의를 거쳐 상속 내용이 확정됐다는 점을 들어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구 대표의 어머니인 김영식 여사, 여동생인 구연경씨와 구연수씨가 구 대표를 상대로 서울서부지법에 상속회복 청구 소송을 냈다. 이는 법률상 상속권이 없는 사람이 재산을 가져갔을 때 제기하는 소송으로, 구 대표가 적법절차에 따라 상속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김 여사 등은 통상적인 법정 상속 비율에 따라 배우자 1.5 대 자녀 1인당 1의 비율로 상속이 이뤄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의 주체인 김 여사는 2018년 5월 작고한 구본무 전 회장의 배우자다. 구 대표는 본래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로 연경·연수씨와 사촌지간이었다. 그러나 큰아버지인 구 전 회장의 양자로 입적돼 호적상 남매가 됐고, ‘장자 승계’ 전통에 따라 LG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하기에 이르렀다.
구 전 회장이 남긴 재산에 대한 상속은 고인 별세 이후 5개월 동안 가족 간의 협의를 통해 법적으로 완료됐다. LG그룹은 재산 분할을 마친 지 4년이 넘어 이미 제척기간(3년)이 지났는데,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두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구 전 회장이 남긴 재산은 ㈜LG 주식 11.28% 를 비롯해 모두 2조원 규모였다. 구 대표는 구 전 회장의 보유 지분 11.28% 중 8.76%를 물려받았다. 이로 인해 당시 6.24%였던 구 회장의 지분율은 15.00%로 높아져 최대주주가 됐다. 구 대표가 보유한 ㈜LG 지분은 LG그룹을 대표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나머지 가족은 ㈜LG 주식 일부와 구 전 회장의 개인 재산인 금융투자상품, 부동산, 미술품 등을 포함해 5000억원 규모의 유산을 물려받았다. LG그룹은 2018년 11월 상속을 적법하게 완료됐고, 관련 내용을 세무당국에 투명하게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LG그룹 전통에 따라 경영권 관련 재산인 ㈜LG 지분 모두는 구 대표에게 상속돼야 했으나, 구 대표가 가족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연경씨와 연수씨가 각각 ㈜LG 지분 2.01%(약 3300억원)와 0.51%(약 830억원)를 상속받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LG그룹은 1947년 창업 이후 지금까지 경영권은 물론 재산 관련 분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사업 초기부터 허씨 가문과 동업했고 후손들도 많아서 창업회장부터 명예회장, 선대회장에 이르기까지 재산을 두고 다투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는 가풍이 있었다.
LG그룹 관계자는 “선대회장인 구본무 회장이 별세한 지 5년이 되어 가는데 예상치 못한 소식을 드리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재산분할을 요구하며 LG그룹의 전통과 경영권을 흔드는 것은 용인될 수 없는 일” 이라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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