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케이블카로 지역경제 활성화? "밀양 영남알프스는 매년 '적자'"

2023. 3. 1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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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 조건부 협의(승인) 결정을 하면서 무등산·지리산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케이블카 추진 바람이 불고 있지만, 정작 앞서 케이블카를 설치·운영 중인 지자체들은 경영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색 케이블카로 연간 174만명의 관광객 유치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강원도의 전망이지만, 앞선 사례를 비춰보면 이 역시 적자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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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케이블카에 지자체 너도나도 '케이블카'
정작 앞서 설치한 지자체 케이블카 대부분 적자
'황금알 낳는 거위'에서 '천덕꾸러기' 신세 전락
"케이블카 특성 상 1명이 와도 전체 시설 가동해야"
환경부가 27일 조건부 동의한 설악산오색케이블카 노선도.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환경부가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 조건부 협의(승인) 결정을 하면서 무등산·지리산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케이블카 추진 바람이 불고 있지만, 정작 앞서 케이블카를 설치·운영 중인 지자체들은 경영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색 케이블카로 연간 174만명의 관광객 유치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강원도의 전망이지만, 앞선 사례를 비춰보면 이 역시 적자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10일 전국 지자체와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전국에 설치된 케이블카(관광용)는 총 41곳이다. 서울 중구 남산케이블카가 1962년 5월 12일 국내 최초로 준공된 이후 2015년까지 53년간 국내 케이블카는 20곳에 불과했지만, 최근 7년 사이 케이블카가 우후죽순 늘어나 2배가 넘게 늘었다. 전국 지자체가 이처럼 케이블카 도입에 적극적인 것은 관광객 유입 등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케이블카를 설치·운영 중인 지자체 가운데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곳은 그다지 많지 않다. 여수해상케이블카와 통영케이블카 등 몇 곳만 큰 흑자를 내고 있지만, 대부분 적자거나 흑자를 기록한다고 해도 환경파괴 위험을 감내하면서까지 유지할 수준이 되지 못된다.

실제 ‘돈이 되는’ 케이블카는 통영시관광개발공사가 운영 중인 통영케이블카와 전남 여수해상케이블카 정도다. 반면 케이블카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사례는 수두룩하다. 대표 사례가 2013년 개통한 밀양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다. 첫 해 2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이후 이듬해 적자로 돌아섰고, 그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적자 규모도 점차 확대돼 적자로 돌아선 2015년 2억원이던 적자폭은 2016년 6억원, 2017년 9억원, 2018년 11억원, 2019년 10억원, 2020년 15억원, 2021년 14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런 우려는 환경부 안팎에서 새어나온다.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케이블카는 한 사람만 이용한다고 해도 전체 시설을 다 돌려야 하는 방식”이라며 “이용객이 적어도 적자를 감내하고 운영해야 하는 몇몇 지방 공항들처럼 지속적인 적자 시설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문객 수를 지속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며 “매년 100만명 이상이 찾아온 통영케이블카조차 2019년에는 85만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공원연구원은 2021년 11월 ‘국립공원 삭도 운영 구간의 탐방객 이용 특성 및 훼손 영향’ 보고서를 통해 설악산 케이블카 조성으로 발생하는 불량 경관 면적이 302만2752㎡에 달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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