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징용 해법 낸 尹 訪日, 이제 한일 관계 전적으로 日 호응에 달려

조선일보 2023. 3. 10.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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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6일부터 1박 2일간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고 대통령실이 9일 밝혔다. 한국 대통령 방일은 4년 만이다. 정부가 지난 6일 양국 간 최대 현안이었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배상 문제를 한국이 독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중단된 양국 정상 간 ‘셔틀 외교’ 복원에도 한국이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대리 변제 방안은 국내 반대 여론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징용 문제에 발목 잡혀 있는 양국 관계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었다. 북핵, 중국 패권주의, 반도체·에너지 문제 대응 등 양국 협력은 더욱 절실해지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EU, 영국, 독일, 호주, 캐나다도 환영 의사를 밝혔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는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기부하겠다고 한다.

지금 두 나라에 모두 반일, 반한 감정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세력이 있다. 하지만 국민 교류는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올 들어 일본을 찾은 관광객 3명 중 1명이 한국인이다. 한국에선 ‘슬램덩크’ 같은 일본 영화가 인기를 끌고, 일본 가요 차트에선 한국 노래가 상위권이다.

국내 정치적 부담을 무릅쓴 윤 대통령의 방일이 양국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려면 일본의 호응이 필수적이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한다고만 할 게 아니라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 앞에서 다시 한번 ‘통절한 반성’을 밝혀야 한다. 사과는 피해자가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해야 진짜 사과가 된다. 일본 기업이 징용피해자지원재단에 참여하는 길도 아직 열려 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일이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를 만들 수 있을지 없을지는 이제 전적으로 일본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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