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보장되지 않는 연구, 실패 두려워하지 않는 과학자에 투자....‘한계도전 R&D 프로젝트’ 출범

최정석 기자 2023. 3. 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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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연구 주제와 기술개발 방향성을 연구책임자가 스스로 판단해 결정할 수 있도록 전권을 부여하고 결과물과 상관 없이 장기간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한계도전 R&D 프로젝트는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연구책임자가 전권을 갖고 연구개발을 지휘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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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과학기술회관서 킥오프
<YONHAP PHOTO-4898> 축사하는 이종호 장관 (서울=연합뉴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9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한계도전 R&D 프로젝트 킥오프'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3.3.9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2023-03-09 15:39:57/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정부가 연구 주제와 기술개발 방향성을 연구책임자가 스스로 판단해 결정할 수 있도록 전권을 부여하고 결과물과 상관 없이 장기간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이를 통해 독창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실패를 극도로 두려워하는 국내 연구계 문화를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한계도전 R&D 프로젝트 킥오프’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 선진국들은 기술패권 경쟁시대를 맞아 많은 예산을 쏟아 단기간에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 동시에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투입하지만 연구자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성과 압박을 줄이는 지원 정책도 펴고 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수천억 원에서 조 단위 예산이 들어가는 대형 예타 사업 중심 R&D가 항공모함이라면 한계도전 R&D 프로젝트는 첨단고속정에 특공대를 실어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혁신적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연구 환경 자체를 바꾸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특허나 논문 건수와 같은 정량적 성과에 치중해 실패 확률이 높은 어려운 연구를 과감하게 시도하지 못하는 국내 연구계 문화를 지금이라도 바꿔야 치열한 패권 경쟁에서 치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이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한계도전 R&D 프로젝트는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연구책임자가 전권을 갖고 연구개발을 지휘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튀는 아이디어, 안 될 것 같은 아이디어도 기술적인 의미가 있다는 판단이 서면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정책의 핵심”이라며 “확실하지 않은 목표에 예산을 써도 되냐는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현 시점에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는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이와 비슷한 프로젝트 사례가 오래 전부터 정착돼 왔다. 미국은 1958년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를 설치해 도전적인 단기 연구들을 계속해서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1980년대에 노벨상급 과학자 육성을 위해 ‘에라토(ERATO)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과학자들에게 연구비만 지원하고 연구 과정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 도전적인 연구환경을 조성했다.

국내에선 과기정통부가 ‘혁신도전 프로젝트’, 산업통상자원부가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시도를 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취지는 비슷했으나 해당 프로젝트에 수천억 원 단위 예산이 들어간 탓에 의사결정 과정이 길고 복잡해졌다”며 “연구책임자에게 강한 책임감과 자유를 보장하는 게 핵심 취지인데 그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서 유명무실해졌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교훈삼아 한계도전 R&D 프로젝트에서는 훨씬 적은 예산을 투입하고 연구자 자율권을 확대해 같은 문제를 겪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는 조만간 3개 연구개발 과제를 정해 예산 4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과제를 이끌어갈 연구책임자 5명은 상반기 안에 뽑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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