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은 없지만, 피해는 있었다"…'피지컬: 100'의 오판과 반성

구민지 2023. 3. 9.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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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구민지기자] "제작진이 경기 준비를 제대로 못한 탓이다. 출연진들과 시청자분들께 죄송합니다." (장호기 PD)

넷플릭스 '피지컬: 100' 측이 조작 및 편파 논란 등을 해명했다. 우선, 진행 과정의 미숙함은 인정했다. 하지만 조작 및 편파는 없었다는 것. 또한, 두 출연자들에 대한 사과도 잊지 않았다.

'피지컬: 100' 제작진이 9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김영기 책임 프로듀서와 장호기 PD가 참석, (문제의) 결승전 영상 원본을 언론 매체에 공개했다.

'피지컬: 100'은 지난달 21일 결승전 공개 이후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결승 당시 2차례나 경기가 중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 '피지컬: 100'은 이를 방송에 고지하지 않았다.

제작진은 운영 미숙을 인정했다. 그 피해가 고스란히 출연자의 몫으로 돌아간 부분도 사과했다.

"철저히 준비를 못 한 제작진에서 발생한 문제입니다. 출연자의 잘못이 아니라 철저히 준비하지 못한 제작진의 잘못입니다. 매끄럽지 못한 녹화 진행으로 두 출연자와 참가자들, 시청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제작진)

제작진은 이날 녹화 원본 영상을 공개했다. 단, 문제의 결승 장면만 오픈했다. 장 PD는 "모든 촬영 원본은 넷플릭스가 소유하고 있고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피지컬: 100' 측에 따르면, 결승전 2차례 중단은 기계 문제였다. 거대한 마찰음이 발생, 방송에 사용할 수 없었다는 것. 경기 재개 이후에는 줄이 꼬였다.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

제작진은 원본 영상을 공개했다. 먼저, 핵심 논란인 1차 중단 상황(소음 문제)을 설명했다. 실제로 결승이 시작되고, 약 1분 정도 흘렀을까. '굉음' 수준의 마찰음이 녹화장을 채웠다.

선수들은 경기를 이어갔다. 우진용과 정해민 모두 소음과 상관없이 로프를 당겼다. 우진용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듯 스스로에게 짜증을 냈고, 정해민은 묵묵히 밧줄을 당겼다.

그렇게 10분이 흘렀다. 제작진의 목소리가 등장한 것, 그 무렵. "녹화를 중단하겠다"고 외쳤다. 이미 경기가 상당히 진행된 뒤, 제작진이 뒤늦게 개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제작진은 "수차례 시물레이션을 진행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체크했다"면서 "그럼에도 굉음이 발생해 당황한 게 사실이다. 돌발 상황에 대책회의가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장호기 PD는 "서바이벌이다. 어떤 경우에서도 끊어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면서 "오디오를 못 쓰는 한이 있더라도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0분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음의 정도가 심해졌다. 안전 문제가 대두됐다. 장 PD는 "뒤돌아 당기는 상황이다. 도르래가 굴러 나올 경우 위험했다. 출연자들의 안전을 위해 중단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음이 발생하고 경기가 진행되는 7~8분 동안 현장에서 회의하고 대책을 마련했다"면서 "(어쩔 수 없이) 경기를 중단한 직후, 안전 문제부터 체크했다"고 덧붙였다.

소음 문제는 의외로 쉽게 해결됐다. "담당 스태프가 녹을 제거하는 스프레이(WD)를 뿌렸다. 나사와 줄의 마찰 부분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재경기에선 소음이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26초 뒤에 다시 문제가 발생했다. 우진용 측 도르래 로프가 꼬여버린 것. 정해민은 이번에도 경기에 몰두 중이었다. 제작진은 호루라기를 불어 경기 중단을 공식화했다.

제작진은 운영의 미숙함을 반성했다. "많은 시뮬레이션과 점검을 했다. 그래도 처음 시도하는 일들이 많았다"면서 "돌발 상황이 생겼고, 매끄럽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피지컬: 100'은 리얼리티를 지향했다. 그들의 땀 한 방울 한 방울을 담았다. 하지만 제작진은 마지막 편집 과정에서 결승전 중단 사실을 (시청자에게) 알리지 않았을까.

"편집 당시에는 미처 고려하지 못한 부분입니다. 이를 충분히 설명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방송 사고가 났다는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했으면 좋았겠다는..."

장호기 PD는 "(플랫폼에) 콘텐츠를 서비스할 때 특정 이상의 소음은 송출할 수 없다"면서 "너무 어려운 숙제였다. 결국 모두가 협의한 방식으로 진행한 것만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장르적 특징에 대해 부연했다. "스포츠 경기였다면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드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예능의 범주에 있다 보니 전부 오픈해야 한다는 판단을 못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피지컬: 100' 편집은 지난해 8월 끝났다. 실시간으로 편집되는 상황이면 (시청자) 반응에 따라 다듬어 갈 수 있었겠지만, 당시에는 미처 고려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피지컬 편집이 지난해 8월에 끝났습니다. 만약 실시간으로 편집하는 상황이면, 이런 돌발 상황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수정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현실 상황을 반영한 재편집 본이나 감독판 버전 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두 선수와 소통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 해명만 하기보다 우선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장호기 PD는 "제작진은 두 출연자분을 만나서 정식으로 사과를 하고 싶다"면서 "그 이후에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작 논란에 대해선 강력 부인했다. "줄타래를 조작하거나 특정 출연자를 우승시키기 위해 순서를 바꿨다는 등의 루머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원본 영상을 통해 해당 논란을 정면 반박했다. "허위사실 및 미확인 의혹으로 프로그램과 출연진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진출처=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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