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AI 대화, 알고보니 피싱범…"국민에게 해킹 조심하라 할 때 지났다"

송혜리 기자 2023. 3. 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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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과기정통부 '2023년도 제3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
사이버보안 역량 강화·스타트업 육성·인재 양성 방안 등에 대해 논의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9일 오후 경기 성남시 지란지교 시큐리티에서 열린 제3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현장간담회 '사이버보안 위협 증가, 국민과 함께하는 현장토론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2023.03.09.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민간의 높은 사이버 보안 역량은 국가 전체의 사이버보안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9일 경기도 성남시 지란지교시큐리티 사옥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위기의 사이버보안 현장 토론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2023년도 제3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 일환으로 열렸다. 최근 빈발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사이버보안 강화 필요성과 관련 시장 육성 방안 등에 대해 산·학·연·관, 일반인, 학생, 현역 군인 등이 모여 '타운홀(Town Hall)' 방식으로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개인에게 사이버 공격을 조심하라고 할 시기는 지났으며, 국내 기술과 정책 지원으로 국가 사이버보안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융합보안 시대를 맞아 인재 양성 패러다임도 새로이 논의할 시점이라는 것에 합의했으며,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사이버보안 모태 펀드' 조성 필요성도 역설했다.

박윤규 차관은 인사말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정보보호의 날 행사에 참석한 것, 그 자체로도 정부가 사이버보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민간의 높은 사이버보안 역량이 국민의 일상과 국가 경제의 튼튼한 버팀목이 돼 국가 전체의 사이버보안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이버공격 국민 삶 가까이에 침투…챗GPT로 악성코드 개발·유포

이날 간담회는 총 네 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기업과 공공에서의 개인정보 유출 대응 방안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육성 방안 ▲사이버보안 인재 육성 방안 ▲사이버보안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이다.

참석자들은 LG유플러스 고객정보 유출 등 최근 빈발한 사이버 침해사고로 국민 불안과 경제적 피해가 증가했다고 지적하며, 이의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주부 심하늘 씨는 국민들은 삶 아주 가까이에서 사이버 공격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버지가 보이스피싱을 당한 적 있다"면서 "아버지는 그간 보이스피싱은 개인의 부주의로 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오셨는데, 정작 본인이 그런일을 당하고 난 후 굉장히 의기소침해 하셨다"고 말했다.

사이버보안 전문가들은 '모든 것을 의심해야한다'는 기조의 '제로트러스트'보안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부터 배포, 설치, 유지보수에 이르는 모든 과정의 보안 대응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챗GPT 등 신기술 등장에 따른 새로운 보안 위협에 국민이 피해를 입기 전에, 정부와 기업의 빠른 대응 요구했다. 최근 챗GPT 등 대화형 AI서비스 발달에 따라, 새로운 유형의 사이버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손쉽게 챗GPT를 활용해 악성코드 도구·해킹기술을 개발할 수 있어 사이버 범죄의 진입장벽이 하락했으며, 대화형 인공지능(AI)서비스를 사칭한 유사 피싱범죄도 나올 수 있다. 게다가 악의적인 학습 데이터를 AI에 주입해 결과물의 왜곡과 차별을 일으킬 우려도 있다.

이동범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회장은 "국민에게만 '사이버 공격을 조심하라'고 할 때는 지났다"면서 "우리 기술과 정책으로 머리를 맞대면 피해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것에 초점을 새로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선 국내 사이버보안 스타트업들이 시장 규모, 전문 인력, 투자 규모 등의 한계를 뛰어넘어 혁신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이버보안 스타트업을 대표해 참석한 조아영 오내피플 대표는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으나,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면서 "각종 허들에 진입 조차 너무 어려워 구축사례(레퍼런스)를 쌓을 여건이 안되는데 사업 수주를 하려거나, 투자를 받으려면 레퍼런스를 보여달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참석자들은 정보보호제품 신속확인제 활성화, 해외 국가들과 지속적인 신뢰관계 유지 및 인적 네트워크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아세안 협력기금 지원을 통해 아세안 지역 사이버보안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사업인 '아세안 사이버 쉴즈' 등 실질적인 해외진출 지원방안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9일 오후 경기 성남시 지란지교 시큐리티에서 열린 제3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현장간담회 '사이버보안 위협 증가, 국민과 함께하는 현장토론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2023.03.09.chocrystal@newsis.com

인재양성 패러다임 바꿀 시점…융합 시대 맞춰 사이버보안 소양 확산시켜야

현장에서 적시에 활용할 수 있는 인재 양성 방안 마련도 화두였다. 참석자들은 보안이 융합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영역에서 보안을 적용할 수 있도록 이를 기본 소양 교육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아영 대표는 "기획자는 보안을 모르고 보안기획자는 보안을 모른다"면서 "보안을 기본 교양으로 한 인력 양성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소은 성신여대 융합보안학과 박사과정 학생도 "사이버보안을 전공하고 있는 저는 이 분야와 관련 교육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사이버보안 이란 분야를 잘 알지 못한다"면서 "사이버보안을 교양 수업처럼 간주해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을 높이거나, 초등 교육 때부터 사이버보안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사이버보안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간 보안 업계는 정보보호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으로 기술개발지원·자금지원·세제혜택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사이버보안 모태 펀드'가 기업과 시장 육성을 위한 효과적인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이동범 KISIA 회장은 "우리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10년, 20년 동안 순위가 바뀌지 않은 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라며 "마치 그들만의 리그처럼 되는 것은 이 산업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9일 오후 경기 성남시 지란지교 시큐리티에서 열린 제3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현장간담회 '사이버보안 위협 증가, 국민과 함께하는 현장토론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2023.03.09.chocrystal@newsis.com

과기정통부 "민간 사이버 역량이 곧 국가의 사이버 역량…힘 보태겠다"

과기정통부는 산업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인재양성 교육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업 주도형 인재양성 과정인 '시큐리티 아카데미' 와 잠재력 있는 인재에게 재능 사다리를 제공하는 '화이트해커스쿨' 및 최고급 개발인력 육성을 지원하는 'S-개발자'과정 등의 신규 과정을 개설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실효성 있는 인재양성을 위해 업계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이버보안 모태 펀드 조성 관련해서는 '지속적으로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윤규 차관은 "확답할 수 는 없지만 세제지원과 펀드는 논의를 계속해 가도록 하겠다"면서 "12개 국가 전략 기술에 사이버보안이 포함된다, 그만큼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개발만 강조되고, 이의 결과물이 시장화 혹은 산업화하는 데 미치 못한다면 이의 간극을 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차관은 "과기정통부는 정부의 사이버보안 정책들이 국민의 일상과 산업 현장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산·학·연·관이 함께 힘을 합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w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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