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에도 고개 숙인 양의지 "투수 리드를 잘했어야 했는데…"

▲ 호주 케넬리와 양의지

8년 만에 국제대회 홈런을 치고도 안방마님 양의지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양의지는 오늘(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1차전 호주와 경기에서 7대 8로 패한 뒤 취재진과 만나 "점수를 너무 많이 줬다. 내가 투수 리드를 더 잘했어야 했다. 너무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KBO리그 현역 최고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는 이날 8번 포수로 선발 출전했습니다.

양의지는 타석에서 5회 역전 3점포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습니다.

한국 타자 중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친 타자는 양의지뿐이었습니다.

특히 양의지는 5회 말 역전 3점 홈런을 치고서 1루로 달려가며 '주먹 세리머니'를 펼쳤습니다.

홈런을 쳐도 무표정하게 그라운드를 돌던 KBO리그에서와 달리 '점프'도 하며 격하게 감정 표현을 했습니다.

그만큼 간절했던 호주전 승리를 놓친 뒤, 양의지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자책했습니다.

한국은 7회 로빈 글렌디닝, 8회 로비 퍼킨스에게 연거푸 3점 홈런을 얻어맞았습니다.

호주 타자들의 타구가 담을 넘을 때마다 포수 양의지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양의지가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선 토너먼트 쿠바전 솔로포 이후 약 8년 만에 국제대회에서 홈런을 친 환희도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호주에 패하면서, 한국은 10일 '아시아 야구 최강이자 2023 WBC 우승 후보' 일본을 꺾어야 8강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습니다.

양의지는 "남은 경기 전력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병민 기자yuballs@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