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광화문 미어 터지니… 서초·서소문까지 오피스 개발 확장

백윤미 기자 2023. 3. 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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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기업들 강남 공실률 빠르게 낮춰
1인당 오피스 사용 면적·거점 오피스 늘어

서울의 핵심 업무지구인 강남 테헤란로와 광화문 일대에서 오피스 수요가 늘면서 인근 지역으로 개발이 확장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테크 기업을 위주로 강남의 공실률을 빠르게 낮추면서 광화문과 여의도 등지에까지 진출했고 결과적으로 업무지구를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산업 고도화와 함께 1인당 오피스 사용 면적이 늘고 거점 오피스 등 가수요가 가세한 게 확장 요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형 오피스 빌딩이 밀집한 서울 강남 테헤란로변. /조선DB

9일 부동산 컨설팅업체 컬리어스가 전날 발표한 ‘2023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형성된 강남권역은 강남역과 서초역으로, 광화문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심권역은 서소문과 서울역 인근으로 업무지구가 확장되고 있다.

강남권역은 개발 가능한 부지가 부족해 대형 오피스 공급은 당분간 한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테크 기업의 선호가 강해 대형 개발 계획의 범위가 테헤란로에서 강남역, 교대역, 서초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강남역 인근에는 롯데칠성 부지를 개발해 47층 규모 오피스, 호텔, 문화시설을 개발할 계획이다. 서초 코오롱 스포렉스 부지에는 25층 규모 복합업무시설을 개발한다. 이들 업무단지 면적을 합치면 강남역 삼성타운과 합쳐 약 8만6000㎡ 규모로, 현재 삼성동에 추진 중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면적(7만9000㎡) 보다 넓다.

또 서초역 인근 서초정보사 부지에는 부동산 개발사인 엠디엠이 오피스와 산업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엠디엠그룹은 신한은행, 이지스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9만6797㎡ 부지를 1조956억2500만원에 매입했다. 개발이 완료될 경우 오피스, 호텔, 미술관 등을 갖춘 친환경 첨단 단지가 조성된다.

기존에 광화문에 집중돼있던 도심 권역의 빌딩들은 서소문 지구와 서울역을 중심으로 신규 공급과 재개발 예정이다. 서소문 10, 11, 12지구에 통합 개발을 통한 신규 오피스 공급이 계획 중이며 삼성생명 서소문빌딩에는 오피스동 2동과 콘서트홀이 결합한 재건축이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역 인근 봉래1지구에는 메리츠화재가 지상 20층 높이의 오피스 빌딩을 건립할 예정이다. 또 서울역 부근 철도 부지(2만9000㎡)는 지하 6층에서 지상 38층 규모, 총 5개 건물로 이뤄진 연면적 35만㎡의 전시, 호텔, 업무 복합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강남 지역의 오피스 공실률은 4.2%로 전분기 대비 0.2% 상승했지만 여전히 전국 최저 수준이다. 도심 권역의 오피스 공실률은 10.1%로 전분기 대비 0.4% 줄었다.

서울 오피스 임대 시장이 침체한 주택 매매 시장과 달리 활기를 유지하는 데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반응이 늦은 오피스 시장 특성에 더해, IT 기업 수요가 많은 부동산 유형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수혜를 입은 테크 기업이 강남 오피스 선점에 나섰고, 공실률이 ‘제로’에 가까워지자 광화문 등 타 지역의 오피스를 찾으면서 이들 지역의 공실도 빠르게 줄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서울 강남의 오피스 공실률은 현재의 2배 수준인 7.4%~8.1%를 기록했다.

게다가 서울 오피스 시장은 도심과 강남, 여의도 등 3대 권역 모두 올해까지 신규 공급이 없을 예정이다. 임차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부족해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최재견 신영 리서치센터장은 “강남과 판교는 ‘완전 임대 시장’이라고 표현할 만큼 공실률이 낮은 지역으로 ‘프라임 A’ 등급 오피스 공실률은 1%도 안 되는 곳이 많다”면서 “산업이 고도화 되면서 오피스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수급 불균형까지 겹쳐 서울 내 업무 지구가 점차 확장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최근 경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아무리 후퇴를 해도 IMF 위기 수준이 아닌 이상은 조금씩 성장하기 마련”이라면서 “산업 성장과 함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1인당 오피스 사용 면적이 늘고, 거점오피스 등 공유오피스 수요도 늘어 가수요까지 가세하고 있는 것도 오피스 시장 확장의 원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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