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국적’ 아나톨리 “父 나라에서 복서 꿈 이루고 싶어요”
전쟁 피해 작년부터 김해시 정착
복싱협회 등 지역사회 도움 받아
市, ‘우수 인재’로 특별귀화 추진
“韓 대표로 올림픽 금메달 목표”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는 생각을 더했습니다. 한국 대표로 나가서요.”
슬쩍 쳐다봐도 날렵하고 탄탄한 자세로 민첩한 스텝을 선보이던 옘 아나톨리(18)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특별귀화 추천까지 받았으니, 더 가슴이 뛴다”며 이렇게 말했다. 7일 경남 김해시 공설운동장 복싱체육관에서 만난 옘 아나톨리는 연신 땀을 흘리며 샌드백을 두드리고 있었다. 옷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지만, 표정은 한껏 기대에 찬 모습이었다.

부모를 향한 그리움은 강렬했다. 그래도 고향에서 운동을 하며 복서의 꿈을 담금질하며 그 그리움의 무게감을 일부 줄였다. 타고난 재능과 노력 덕분인지 여러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다. 8일 김해시와 그의 설명에 따르면 유럽 주니어 국제대회 은메달, 우크라이나 주니어 선수권대회 2년 연속 우승, 우크라이나 주니어 선수권대회 은메달 등 2021년까지 여러 상을 수상했다.
부모와 따로 생활하면서도 복싱을 향한 열망을 키웠지만,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고 말았다. 복서의 꿈도 접어야 했다. 전화위복의 기회가 찾아왔다. 여러 도움으로 전쟁을 피해 동생과 함께 부모가 있는 김해시에 정착하게 된 것이다. 좋은 일은 또 있었다. 김해건설공고를 다니고, 김해복싱체육관과 인연이 닿으면서 이전보다는 더한 간절한 마음으로 운동을 할 수 있었다.

그는 그동안 국적 때문에 국내 여러 대회에 출전할 수 없었다. 경남복싱협회, 김해시복싱협회, 김해글로벌청소년센터 등이 나서 그의 ‘특별귀화’를 추진하고 나선 배경이다. 김해시는 이런 의견을 수용해 지난 2월 23일 스포츠 분야 ‘우수 인재’로 그의 특별귀화 추천서를 발급했다. 홍태용 김해시장은 “빨리 한국 국적을 취득해 세계적인 복싱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해=글·사진 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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