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삼성도 OLED? 결국 우리가 옳았다”...TV 번인 논란 ‘2라운드’

이재덕 기자 2023. 3. 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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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8일 서울 서초 R&D캠퍼스에서 진행한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정재철 HE연구소장(전무)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좌측부터 백선필 HE상품기획담당(상무), 정재철 HE연구소장(전무), 조병하 HE플랫폼사업담당(전무), 김선형 한국HE마케팅담당(상무). LG전자 제공.

“10년 전 올레드(OLED) TV의 가능성을 믿은 건 LG전자뿐이었지만, 이제는 (삼성전자 등) 세계 21개 TV 브랜드가 뛰어들었다. 결국 우리 선택이 옳았다.”

8일 서울 서초 LG전자 R&D캠퍼스에서 열린 올레드TV 신제품 설명회. 정재철 LG전자 HE연구소장 전무가 “OLED가 TV 시장의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상품기획담당인 백선필 상무도 “너도나도 OLED 하겠다는 걸 보니 10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달린 보람이 있다”며 “경쟁사가 들어오는 건 ‘웰컴’, 환영한다”고 했다. 10년 만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국내 출시하는 삼성전자를 두고 한 말이다.

LG전자가 오는 13일 국내 출시하는 OLED TV ‘올레드 에보’. LG전자 제공

LG전자와 삼성전자 간 OLED TV 신경전 ‘제2 라운드’가 시작됐다. “OLED는 영원히 안 한다”(2020년 한종희 당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고 했던 삼성전자가 지난해 북미와 유럽 시장에 OLED TV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국내에도 신제품을 출시키로 하면서 불씨가 다시 살아난 모양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OLED는 번인(Burn-in) 때문에 TV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번인은 장시간 같은 화면을 커둘 경우 화면에 잔상(얼룩)이 영구적으로 남는 현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10월 공식 뉴스룸에서 “스마트폰은 평균 사용 기간이 2~3년 정도로 길지 않기 때문에 OLED를 사용하더라도 번인 현상이 눈에 띄지 않지만, 장시간 사용하는 TV나 게이밍 모니터의 경우는 다르다”며 (LCD 기반인) 자사의 QLED TV가 더 낫다고 주장했다. 당시 뉴스룸은 미국의 정보기술(IT) 리뷰 단체인 ‘알팅스’의 TV 잔상 테스트 결과를 인용하면서 잔상이 생긴 LG전자 올레드TV 사진도 게재했다.

미국의 정보기술(IT) 리뷰 단체인 ‘알팅스’가 2018년 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LG전자 올레드TV 6대로 하루 20시간 CNN을 틀어놓는 실험을 한 결과 CNN 로고 등이 잔상으로 남는 ‘번인’ 현상이 나타났다. 최근 LG전자의 올레드TV는 번인 문제를 상당부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팅스 화면 캡처

사실 OLED는 LCD 기반 TV 대비 반응속도·화질·명암비가 좋고, 둘둘 말거나 투명하게 만들 수 있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지만 유기물질을 사용하다 보니 ‘번인’에 취약하다. 예컨대 주로 KBS 방송을 보는 집이라면 다른 방송 채널로 돌려도 ‘KBS’ 로고가 화면에 얼룩처럼 남는다.

과거 삼성전자는 “OLED는 TV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뉴스룸은 2017년 10월 잔상이 남은 LG전자 올레드TV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뉴스룸 캡처

그러나 당시 자신 있게 쏜 화살이 삼성전자를 향해 되돌아오고 있다. 알팅스는 최근 다양한 브랜드의 TV 100종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재개하면서 “번인이 예전만큼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최신 OLED TV가 얼마나 더 나은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특히 ‘퀀텀닷(QD)-OLED’와 같은 새로운 패널 유형은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많다”고 했다. QD-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대형 OLED로, 삼성전자와 소니의 OLED TV에 들어간 패널이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을 사용한다.

최근 LG전자 독일 법인은 알팅스의 TV 테스트 중간 결과를 공개하면서 “테스트 시작 2개월 만에 삼성전자와 소니의 TV에서 번인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는 테스트 초기인 데다, 비교 제품들의 출시연도와 최대 밝기 등에 차이가 있는 등 여러 조건을 통제하지 않아 그대로 인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날 LG전자는 삼성전자 OLED TV의 번인 문제를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백 상무는 “번인 문제의 해법은 결국 경험의 영역”이라며 “시청 경험에 대한 데이터가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 LG전자가 고객의 시청 경험에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대응하면서 10년간 개발한 맞춤 기술이 10건이 넘는다”고 말했다. 관련 데이터가 부족한 삼성전자가 번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같은 OLED 패널을 사용하더라도 TV 세트사가 이를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따라 번인 차이는 상당하다. 알팅스가 테스트 중인 TV들도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OLED 패널을 사용하지만 번인 현상은 제각각이다.

한편 삼성전자 측은 “우리가 사용하는 QD-OLED는 기존 패널(W-OLED)과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며 “QD-OLED 패널에선 번인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오는 9일과 13일 OLED TV 신제품을 국내 출시한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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