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풍선' 홍수현 "응원댓글 보며 바다 빙의, 죽기 살기로 연기했다"[SS인터뷰]

정하은 2023. 3. 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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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홍수현 제공 | FN엔터테인먼트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흔한 연기력 논란 한번 없었지만, 본인을 ‘노력파’라 칭하는 배우 홍수현(42)의 연기 욕심은 끝이 없다.

20년 지기 절친이 내 남편과 바람을 피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심경이 어떨까. ‘막장극 대모’로 불리는 문영남 작가의 TV조선 주말드라마 ‘빨간풍선’에서 홍수현은 20년 지기 절친 조은강(서지혜 분)과 남편 고차원(이상우 분)의 외도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한바다 캐릭터를 소화했다. “죽기 살기로 찍었다”고 말하는 홍수현은 ‘빨간풍선’에 모든 걸 쏟아부었다.

문영남 작가의 말맛과 세밀한 심리적인 묘사가 돋보인 작품으로 매회 시청률 상승 곡선을 탄 ‘빨간풍선’은 최종회에서 11.6%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홍수현은 20년 절친과 남편의 불륜에 사이다 일갈을 날리고 단단하게 홀로서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응원을 얻었다.

TV조선 ‘빨간풍선’ 홍수현. 제공 | TV조선

종영을 앞두고 10%의 시청률을 돌파한 것에 대해 “사실 예상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홍수현은 “대본이 너무 재밌어서 시청률이 잘 나올줄 알았다”고 말했다. 신혼 2년차 남편의 반응을 묻자 “‘빨간풍선’에 푹 빠져서 재방송에 OTT도 찾아보고 몇 번을 보더라”며 미소 지었다.

홍수현이 ‘빨간풍선’에 끌린 건 매력적인 캐릭터 때문이었다. 그는 “바다라는 캐릭터가 단순히 부잣집 금수저가 아니고 큰 사건을 겪으며 외면과 내면이 다른 인물이다. 흥미로웠고 잘 표현하고 싶었다. 캐릭터에 대해 혼자 생각하고 연구했다”고 말했다.

삶의 모든 게 무너진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텨내는 캐릭터에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하며 응원도 받았다. “편찮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빚 등 아픈 과거를 감정 연기를 통해 최대한 표현하려 했다. 바다의 화려한 겉모습만 보면 얄미울 수 있지만 내 친구와 내 남편이 불륜을 저지른 사실을 알고 바다가 느끼는 분노와 슬픔의 감정이 공감을 얻은 거 같다.”

시청자들의 응원은 연기하는 배우의 입장에서도 큰 힘이 됐다. 홍수현은 “(극 중) 은강과 차원 둘이 한 팀이 되어 저 혼자 외롭게 싸우는데, 댓글 응원을 보고 기운 내서 연기했다”며 “덕분에 바다에 더 빙의가 되어 잘 싸울 수 있었다”고 시청자들을 향한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홍수현의 연기 내공이 빛을 발한 건 바로 15부. 무려 15분간 엄청난 양의 대사를 소화한 장면이다. 대사만 대본 28페이지(A4 용지 6장)가 넘었고, 토씨 하나 틀리지 않길 바란 문영남 작가의 요구에 더 철저히 준비했다. 그럼에도 홍수현은 이 장면을 NG 한번 없이 오케이 사인을 받아내 현장에서 박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선배님들도 염려하셨는데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열심히 연습했다. 막상 촬영 당일 되니까 술술 잘 돼서 연습은 배신하지 않는구나 싶었다.”

TV조선 ‘빨간풍선’ 홍수현 비하인드컷. 제공 | FN엔터테인먼트

‘빨간풍선’은 홍수현의 연기력 뿐만 아니라 외적인 변신도 돋보인 작품이었다. 처음으로 앞머리 있는 단발의 헤어스타일을 시도한 홍수현은 “은강이의 머리가 길다고 해서 바다는 짧으면 좋겠다 싶어 대본 리딩 때 자르고 갔는데 반응이 좋았다. 주변 지인들도 저를 못 알아보더라. 아예 다른 사람 같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더 좋았다”고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바다의 의상에도 신경을 썼다. 그는 “스타일리스트가 잘 준비해줬지만, 저도 욕심이 나서 대본을 보다 잘 어울릴 것 같은 옷을 직접 사서 입기도 했다”며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홍수현은 이번 드라마에서 10대 교복부터 30대 보석 디자이너의 세련된 의상까지 방부제 미모를 선보였다. ‘교복을 입는데 부담은 없었냐’고 묻자 “저는 없었는데 시청자들은 부담스러우셨을 수도 있을 거 같다. 은강이랑 교복을 입고 눈싸움을 하는데 제가 잇몸이 만개해 있더라”며 해맑게 말했다.

동안 미모 비결로 꾸준한 웨이트를 꼽은 그는 “촬영 때는 잘 못 가지만 평소엔 거의 매일 웨이트를 간다. 체력이 가장 중요한 거 같다”고 철저한 자기관리를 이야기했다.

TV조선 ‘빨간풍선’ 홍수현 비하인드컷. 제공 | FN엔터테인먼트

실제로 만난 홍수현은 밝고 쾌활한 모습이 바다와도 무척 닮아 있었다. 하고 싶은 것 역시 여전히 많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올해로 데뷔 23년차 배우인 홍수현은 여전히 연기가 재밌다고 말했다. “스스로 연기가 확장되는 걸 느낄 때가 있다. 쉽게 말해서 연기가 느는 건데, 계속해서 시청자들에 감동을 주는 연기를 하고 싶다. 그게 제 원동력이다. 단순히 연기 잘한다 그 이상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빨간풍선’은 그런 홍수현의 욕구를 충족시켜준 작품이다. 1999년 드라마 ‘고스트’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한 홍수현은 ‘대조영’, ‘공주의 남자’, ‘상두야 학교가자’, ‘샐러리맨 초한지’, ‘경찰수업’ 등 장르를 가리지 않은 활약으로 연기력 논란 한 번 없이 꾸준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 뒤엔 “죽기 살기로 임한다”는 홍수현의 결의가 담겨있다.

홍수현은 “촬영 막바지 들어가며 체력적으로 힘들었는데 ‘내일 모레 죽는다’는 심정으로 연기했다. 끝날 때까지 남은 제 에너지를 다 쏟자고 생각해 죽기살기로 연기했다”며 넘치는 연기 열정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의학 드라마나 수사물 같은 장르물을 하면 재밌을 거 같다. ‘인터스텔라’, ‘인셉션’ 같은 SF 장르물도 해보고 싶다. 잘할 수 있다”며 기분 좋은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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