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또 역대 최대 경신' 예견된 결과

코로나발 학력격차, 입시 불안감 등 상승세 견인
"예측 가능 교육제도로 학부모 불안감 해소해야"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서한샘 기자 = 2022년 사교육비가 26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자 정부는 상반기 중 사교육비 종합 대책을 마련해 발표한다고 밝혔다.

교육계에서는 대입제도 개선 등 현행 교육정책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현행 교육 체계상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8일 교육부·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사교육비 총액은 26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물론 사교육 참여율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사교육비 총액은 2016년부터 매년 상승하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문에 2020년 19조40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2021년 23조4000억원, 2022년 26조원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사교육비가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관련, 교육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학력 감소와 이에 따른 학부모들의 불안감, 코로나19로 인해 사교육비가 감소한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심민철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초등학교 사교육비 증가는 코로나19로 인한 2년간의 결손이 학부모, 학생에게 불안감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중학교, 고등학교 사교육비는 전년보다 각각 11.6%, 6.5% 상승했지만 초등학교 사교육비는 13.1% 급증했다.

정부의 외고·자사고 유지 정책으로 인해 입시경쟁이 심화하고, 그로 인해 사교육비가 증가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수능과 EBS의 연계율 하락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BS와 수능의 연계율은 2021학년도부터 기존 70%에서 50%로 낮아졌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전날 배포한 성명에서 사교육비 경감 방안으로 △공교육 정상화, 수능 출제 정상화 △고교 세분화 정책 철회 △학원 학습비의 규제 △양질의 초등 돌봄 정책 마련 등을 요구했는데 이런 요구사항이 종합대책에 담길지는 미지수다.

전경원 경기도 교육정책자문관은 <뉴스1>과 통화에서 사교육비 증가 원인에 대해 "대입 제도 변화가 예고돼 있어 제도에 대한 불안함, 고교 학점제와 대입의 연동 문제 등에 대한 막연함 등이 사교육비 지출로 연결됐을 확률이 크다"고 지적했다.

전 자문관은 "교육과정 변화, 고교 학점제, 대입 제도의 세 가지 축을 장기적으로 예측 가능하도록 제시해 학부모들을 불안하지 않게 해 줘야 한다"며 "교육과정만 따라가도 대입에 적응할 수 있다는 안도감을 주면 사교육비를 과도하게 지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os54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