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강남 입지에 전셋값 수준…'반값아파트' 청년들이 호응했다

방윤영 기자 2023. 3. 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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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강일3단지 조감도 /사진=서울주택도시공사


땅은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인 이른바 '반값 아파트' 고덕강일3단지가 청년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전체 신청자 2만명 중 8800여명이 청년으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고덕강일3단지는 강동구 강일동으로 준강남급인 데다 기반시설이 모두 갖춰 입지가 좋고 공급가격이 주변 전셋값 수준이어서 자금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호응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입지 좋은 새 아파트 '반값'에…청년 8800여명 우르르
7일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6일까지 고덕강일3단지 500가구에 대해 사전예약을 진행한 결과 1만9966명이 접수해 평균 4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지원자 중 청년 특별공급 신청자가 44%를 차지할 정도로 청년층의 호응도가 높았다. 최고 경쟁률 역시 청년 특별공급에서 나왔다. 75가구 공급에 8871명이 몰려 경쟁률이 118대 1에 달했다.

이번에 새로 도입한 청년 특별공급은 주택 소유 이력이 없는 만19~39세로 가입 6개월 이상, 6회 이상 납입한 청약통장이 있고, 도시근로자 가구원수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40% 이하(449만6958만원)면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청년들에게 반값아파트가 인기를 끈 건 자격요건이 까다롭지 않고, 좋은 입지에 저렴한 가격으로 새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다는 확실한 장점 때문이다. 건물만 분양받아 시세차익을 얻는 데 한계가 있다는 단점을 상쇄할 만큼 강점이 크다는 것이다.

고덕강일3단지는 서울 도심에 강남권 이동이 용이하고, 주변에 대단지가 형성돼 있어 유치원·초·중학교와 기반시설이 모두 갖춰진 상태다. 사전예약 분양가(추정가격)는 3억5500만원에, 추정 토지임대료는 월 40만원이다. 인근 강동리버스트4단지 전용 59㎡가 지난달 7억3700만원에 실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주변 시세 대비 절반 이상 저렴하다. 4억~5억원대에 형성돼 있는 인근 전셋값보다도 싸다. 기본 40년에 더해 재계약을 통해 최장 80년까지 안정적으로도 거주할 수 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온전히 소유해 수익을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상품이지만 서울 내 좋은 입지에 아주 저렴하게 거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품성이 있다"며 "특히 자금력이 부족하고 주거비를 최소화해야 하는 청년층을 위한 주거 정책이 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시세차익 실현 위한 작업 착착…'제2 고덕강일3' 만드는 것이 관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준비 작업도 한창이다. 현행 주택법은 토지임대부 주택의 의무 거주기간을 10년으로 두고, 매매 시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만 매각해야 한다고 정해뒀다. 매각금액은 입주자가 납부한 입주금과 그 입주금에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이자율을 적용한 이자를 합한 금액으로 결정된다. 토지임대부 주택 분양자는 주택을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없는 구조다.

이에 SH공사는 전매제한 기간을 줄이고 시세차익의 상당 부분을 수분양자가 가져갈 수 있도록 법안 개정을 추진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약을 통해 시세차익의 30%는 회수하고 70%는 돌려주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직접 여야 의원들을 만나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며 "여야 의원뿐 아니라 국토교통부 장관도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법안 마련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반값아파트의 흥행 여부는 제2의 고덕강일3단지를 만들 수 있느냐에 따라 달렸다는 조언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과거 반값 아파트를 공급 사례를 보면 일부는 실패하고 일부만 성공했다"며 "핵심은 입지로, 좋은 입지의 택지를 발굴할 수 있는지가 토지임대부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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