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그룹 총수 김남호 회장 홀로서기 본격화? 김정남 퇴진 의미는

이선영 2023. 3. 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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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13년 이상 경영…후배 위해 용퇴 결정
김남호, 최근 일부 CEO 교체 진행…세대교체 꾀한다는 분석도

체제 안정을 모색했던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최근 홀로서기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DB그룹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DB그룹 창업주 김준기 전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정통 DB맨'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그간 김 전 회장 시대의 인물을 기용하며 체제 안정을 모색했던 김남호 회장이 홀로서기를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김남호 회장이 DB그룹 금융계열사 일부 CEO 교체를 진행하는 등 쇄신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DB손해보험에 따르면 김정남 부회장은 오는 23일 DB손해보험 사내이사에서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다. 이에 따라 DB손보는 정종표 대표이사 사장의 단독 체제로 바뀐다.

DB손보 관계자는 "일신상의 사유로 김정남 부회장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는 물러나지만 풍부한 사업 경험과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부회장으로서 보험그룹장 역할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남 부회장은 지난 2010년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오르며 약 13년 동안 DB손보를 이끌어 왔다. 김 부회장은 지난 2021년 5연임에 성공하며 보험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 중 한 명으로 꼽혔다. 김 부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 1년가량 남아있었지만 정해진 기간을 채우지 않고 물러나기로 했다.

이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김남호 회장이 DB그룹 금융계열사 일부 CEO의 교체를 진행하며 세대교체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남 부회장이 후배들을 위해 세대교체 차원에서 용퇴를 결정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13년 이상 경영 하셨으니 후배들을 위한 세대교체를 꾀하시고 용퇴를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남 부회장은 그동안 DB그룹에서 손꼽히는 'DB맨'으로 불렸다. 1952년생인 그는 1979년 동국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동부그룹(현 DB그룹)에 사원으로 입사해 개인산업부문장, 신사업부문장, 경영지원총괄 등을 역임했고 2010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김남호 회장의 부친인 김준기 전 회장이 총수로 활동하던 시기에 대표이사에 올라 김남호 회장 체제로 바뀌면서도 능력과 신임을 인정받았다. 김 부회장은 성품이 온화하고 풍부한 보험 현장 경험으로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DB손해보험에 따르면 김정남 부회장(오른쪽 위)은 오는 23일 DB손해보험 사내이사에서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다. /DB손해보험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1975년생인 김남호 회장(49세)이 40대인 점을 감안해 기존에 있던 CEO 세대교체론과 김 부회장의 교체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럼에도 김 부회장이 임기를 이어가는 이유는 김남호 회장이 취약한 제조업 부문을 키우는데 주력하는 동안 믿을만한 베테랑 경영자가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실제로 김정남 부회장은 DB손보를 손보업계 상위사로 발돋움시키는 데 일조했다. 취임 첫해인 2010년 DB손보의 총 자산은 12조 원에 불과했으나 2021년 50조 원 이상 늘리면서 탁월한 경영 능력을 보였다. 당시 DB손보 가입자 수는 2010년 530만 명에서 2021년 1000만 명으로 두배 가량 늘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이끌기도 했다. DB 손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980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7769억 원)과 비교하면 26.2%(2037억 원) 증가한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김남호 회장이 2020년 7월 취임 이후 3년만에 '김남호 라인'을 형성하면서 경영색깔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주요 경영진을 김준기 전 회장 시대의 인물들로 기용하며 체제 안정을 모색했던 김 회장이 최근 홀로서기를 본격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김남호 회장은 신임 대표들을 모두 1960년대생으로 구성했다.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는 1962년생,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는 1969년생, 황규철 DB하이텍 대표와 조기석 DB하이텍 대표는 1964년생이다. 특히 김 회장은 DB그룹 사업구조를 보험·금융·제조서비스 3개 축으로 개편하고 각각의 전문성을 강화했다.

다만 사업 다각화는 여전히 김남호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DB그룹은 DB손해보험과 DB금융투자 등 금융 계열사가 그룹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금융업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것이 김 회장 취임 때부터 최우선 과제로 꼽혔다. 김 회장은 취임 당시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키우고, 미래를 위한 성장 발판을 하나씩 만들어가겠다"며 "미래를 위한 새로운 사업은 기존 사업의 연장이나 연관 사업의 진출과 병행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사업을 치밀하게 연구해 새로운 업을 창업한다는 자세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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