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모·박사모·문파·개딸에 휘둘리는 정치권… 대립과 혐오에 빠지다 [세상을 보는 창]
‘노사모’ 원조… 2002년 대선 돌풍의 주역
‘박사모’·‘문파’도 의사 결정 적극적 역할
“자발적 정치 참여” “갈라치기” 평가 갈려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 후 거센 후폭풍
‘개딸’ 등 나서 무더기 이탈표 색출 소동
‘수박’ 프레임 씌워 비명계 전방위 압박
일각 “팬덤 이용하는 정치인이 더 문제”
정책·노선 좌지우지… 당심·민심과 괴리
부정적 측면 외면 땐 부메랑 맞을수도


1980년대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도 지지 조직이 있었다. 각각 민주산악회와 새시대새정치연합청년회(연청)로 두 사람의 대선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팬덤과는 거리가 있었다. 대중적 지지를 기반으로 한 팬클럽이 등장한 건 1990년대 말부터다. 1998년 ‘창사랑(이회창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2000년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결성됐다.

초기 팬덤은 정치인과 정당이 설립을 주도하고 관리하는 조직이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정치 참여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팬덤에 기초한 갈라치기가 시작됐다는 부정적 평가도 있다.
◆문파, 민주당 의사 결정에 영향력 행사

문파가 민주당의 집권과 친문 세력 공고화에는 역할을 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들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면서 강성 지지층에 당 전체가 휘둘리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 많다.
◆개딸, 이재명 사법리스크 적극 방어

강성 지지층은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및 대장동 의혹 등으로 지난 1월 10일과 28일 두 차례 검찰 출두했을 때와 지난 3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출석했을 당시에도 검찰청과 법원 앞에 나와 이 대표를 응원했다.
◆팬덤 이용하는 정치인이 더 문제
강성 팬덤을 이용하는 정치인들이 더 문제라는 비판이 많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강성 지지층의 행태에 대해 “당원들이 느끼는 분노와 실망감은 매우 정당하고 정의롭다”면서 “의원들이 배신한 것인데, 배신을 확인하는 과정은 당원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이들 행동을 부추겼다. 그는 “당원과 지지자들이 공천하는 시스템을 강화해 그분들(비명계)을 심판할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도 했다. 안민석 의원은 “당대표 사퇴 여부를 전 당원 투표로 묻자”고 했다. 팬덤 뒤에 숨어 위기를 넘겨보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 혁신위가 개딸들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혁신안을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표가 강성 지지층의 자제를 촉구하지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는 4일 페이스북에 “내부를 향한 공격이나 비난을 중단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면서도 “시중에 나와 있는 명단은 틀린 것이 많다. 5명 중 4명이 그랬다고 해도 5명을 비난하면 1명은 얼마나 억울하겠느냐”고 썼다. 듣기에 따라서는 찬성표를 던진 의원이 누구인지 정확히 찾아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20년 집권’을 자신하던 민주당이 불과 5년 만에 야당으로 전락한 건 강성 지지층에 휘둘린 탓이 크다. 이들에 의해 정책과 노선이 좌지우지되면서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커졌고, 유권자는 민주당을 외면했다. 강성 지지층에 끌려다녀선 안 된다는 경고가 잇달았지만 당 지도부는 눈을 감았다. 외려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팬덤에 편승했다. 그 결과가 지난해 대선과 지방선거의 잇단 패배였다. 이후에도 달라진 게 없다. 팬덤을 등에 업은 강경파가 득세하는 구조로 당의 체질이 바뀌면서 민심과 동떨어진 길을 걷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팬덤에 갇히면 민심과 멀어질 뿐
팬덤 정치에는 양면성이 있다. 유권자의 정치적 관심을 촉진하고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 혐오와 분열을 조장하는 맹신적 팬덤 정치로 흐를 위험성도 크다. 팬덤은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야 모두에 존재한다. 달콤한 효과에 취해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부정적 측면을 외면하다가는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군중은 자기 동력을 갖고 있다. 일단 불이 붙으면 통제가 안 된다”면서 “그들을 세뇌해 써먹는 이들은 결국 그 군중에 잡아먹히게 된다”고 밝혔다.
원재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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