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된 김성주 할머니 "손가락 잘리자 日감독관이 던져"
오늘(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정부가 발표한 강제동원 해법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시민사회단체들이 구성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평화행동)의 긴급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 할머니는 "강제 노역하다 왼손 검지가 잘렸는데 일본인 감독관이 '웃기다'며 손가락을 공중으로 연신 던졌다. 그것에 대한 울분이 남아있다"며 일제 강제동원 당시 고통을 떠올렸습니다.
이어 "일을 하면 돈도 준다고 그렇게 꼬셔서 데리고 가서 평생 골병들게 이렇게 만들어놓았다"면서 "일본에 사죄를 받으려 하는데 애먼 소리만 나오고 있다. 지금도 일본은 잘못했다고 말 안 하는 심보다"고 말했습니다.
함께 자리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는 "(소학교) 교장 선생이 일본에 가면 공부를 시켜준다고 했지만, 미쓰비시에 가서 고생만 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배가 고픈 게 힘들었다"면서 "일본 여성들이 먹다 남긴 밥이라도 먹고 싶은데 굳이 그것을 짓이겨 밟고 갈 때가 제일 서러웠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 안에 반대한다는 뜻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양 할머니는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아흔다섯이나 먹어서 지금까지 억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돈은 곧 굶어 죽어도 안 받는다. 더러운 돈은 안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두 할머니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습니다. 정부의 해법대로라면 한국 기업이 출연한 기금으로 손해배상을 받는 대상에 해당합니다.
평화행동은 간담회에 앞서 이날 오후 1시 국회 앞에서 낸 긴급시국 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시국 선언문에서 "2023년 3월 6일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악의 날, 제2의 국치일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정부가 '식민지배는 불법'이라는 우리 헌법의 근본 질서를 스스로 훼손했다"면서 "일본이 진정으로 통절하게 반성한다면 지금이라도 사죄하고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따르면 될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평화행동은 '강제동원 해법 무효 범국민 서명'을 시작하기로 했으며 오는 11일 서울광장에서 강제동원 해법의 무효를 촉구하는 범국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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