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자녀에게 수학 6번 돌리는 학부모

최현진 기자 2023. 3. 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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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고등학교 3학년 딸이 있습니다.

현재 학원에서 주말 하루에 4시간씩 두 과목을 듣는 데 한 달 총 66만 원을 냅니다.

78.3%가 사교육을 받는 시대인데 어쩌면 학교 선생님들도 학생들이 방과 후 학원에 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할 겁니다.

그럼 취업을 위한 학원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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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고등학교 3학년 딸이 있습니다. 현재 학원에서 주말 하루에 4시간씩 두 과목을 듣는 데 한 달 총 66만 원을 냅니다. 이 외에 온라인 강좌를 듣는 데 많은 돈을 지출합니다. 최근 학원에서 판매하는 국어 모의고사 문제지(1년치)를 56만4000원에 결제했습니다. 아내와 같이 이를 부담하지만 만만치 않습니다.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연합뉴스


사교육비가 2년 연속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소식을 접하니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뜻 물가가 올라 그런가 생각할 수 있지만 물가상승률의 배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이 26조 원으로 1년 전보다 10.8%나 증가했습니다. 서울지역 고등학생은 한 달에 평균 94만 원을 사교육에 쓴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영향 때문인지 몰라도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게 부족하다고 합니다. 학원이나 온라인 강사보다 수준이 낮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전에는 사는 지역 학원에서 대면 사교육을 받았지만 지금은 일타강사들의 온라인 강의를 들으니 비교가 되는가 봅니다. 전국 최고의 학원 강사들과 학교 선생님을 비교하는 게 사실 좀 무리입니다. 78.3%가 사교육을 받는 시대인데 어쩌면 학교 선생님들도 학생들이 방과 후 학원에 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할 겁니다.

‘전국의 학생들이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다소 엉뚱한 생각을 해 봤습니다. 초·중·고교에서 배운 내용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실제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내용은 제쳐두고 국어와 수학 문제를 푸는 데 시간을 쏟아붓고 있다는 게 참 불행합니다. 어쩌면 학원에 돈 가져다주는 경쟁을 하는 것 같아요.

스카이대학을 간다고 인생이 그 순위대로 가는 건 아닙니다. 학교는 학교이고, 직장은 직장입니다. 좋은 대학을 나온다고 반드시 좋은 직장을 가는 게 아니거든요. 마치 스카이대학을 가야 좋은 직장에 취업한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대학의 간판이 아니라 교육의 질이 문제죠. 우수한 교육과정과 교수, 시설이 있느냐가 좋은 대학을 결정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대학이 꼭 취업을 위한 프로그램만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럼 취업을 위한 학원이 되겠죠. 지성인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잘 갖추면서도 취업 지원을 아끼지 않는 대학이라면 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않을까요.

강남 엄마들은 고등학교 입학 전 수학을 6번 돌린다는 말을 듣고 욕이 나올 뻔했습니다. 이게 정상입니까. 어느 칼럼리스트의 표현대로 이건 아동학대입니다. 아이들이 이를 원할까요. 아이들은 공부하는 기계가 아닙니다. 부모의 욕심 때문에 아이들은 살인적인 학습에 시달립니다.

입에 거품을 물고 자기에게 모욕을 준 의사를 비판하는 어르신을 오늘 점심 때 만났습니다. “지식을 많이 배웠을지 모르나 인간 관계에 필요한 예절은 하나도 모르는 이런 사람이 무슨 의사냐”고 말하시던군요. 지식이 중요하지만 인성을 그에 맞게 갖추지 못할 때 사람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인성과 지식 교육이 균형을 갖출 때 사교육비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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