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현대모비스 피버스걸 ‘99즈’ 조연주 치어리더의 이야기

김아람 2023. 3. 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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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인터뷰는 1월 중하순에 진행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3년 2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울산 현대모비스 팬들은 1999년생 선수들을 ‘99즈’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서명진과 이우석, 신민석, 김동준 등 국내 선수와 외국 선수인 게이지 프림, 론제이 아바리엔토스 등을 말이다. (인터뷰 당시) 올 시즌 출전 경험은 없지만, 윤성준과 정종현까지 합하면 모두 8명에 달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피버스걸 조연주 치어리더와 김도희 치어리더도 1999년생으로 넓은 의미에서 현대모비스의 ‘99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조연주 치어리더는 2017년 고3의 나이로 데뷔해 ‘99즈’ 중 가장 오래된 경력을 자랑한다. 바스켓코리아 2월호 <원더우먼>은 현대모비스의 또다른 ‘99즈’ 조연주 치어리더의 이야기를 담았다.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걸 치어리더 조연주라고 합니다.

 

어떻게 지내세요?

겨울 시즌엔 남자농구와 남자배구, 여자배구 치어리딩을 하고 있어요. 3개 구단에서 뛰다 보니 한 달에 들어가야 하는 경기가 16경기 정도 돼요. 

 

연습도 병행해야 하니 쉬는 날이 거의 없겠어요. 

지난달(2022년 12월)엔 이틀 쉬었어요. 대전에서 열린 프로배구 경기에 투입되고, 다음 날 울산에서 2시 경기가 있는 날엔 차에서 자기도 했어요(웃음). 

 

체력 관리가 필수죠. 

저는 잠이 많은 편이라 쉬는 날엔 거의 집에서 자면서 체력을 보충하는 편이에요. 연습 때 많이 움직이는 걸 운동하는 셈 치고요. 또, 아침에 일어나서 눈 뜨자마자 영양제부터 챙겨 먹어요. 밥도 든든하게 먹고요. 치어리더는 체력 소비가 많은 직업이라 잘 먹어야 해요. 

 

팀이 순항하는 만큼 힘도 날 것 같아요. 

그럼요. 팬분들께서 큰 함성으로 응원해주시고, 응원 도구도 많이 흔들어주세요. 현대모비스 팬분들은 구단에 대한 애정이 크세요. 저도 그런 팬분들을 보면서 큰 힘을 받고 있어요. 

 


올 시즌 관중석으로부터 가장 큰 환호를 받는 선수가 있다면요?

'춘삼이'라고 불리는 (론제이) 아바리엔토스 선수요. 제가 봤을 때 춘삼이 선수는 경기 초반의 텐션을 끝날 때까지 유지하는 것 같아요. 그 모습에 개인적으로도 많이 응원하고 있어요. 그리고 1999년생이더라고요. 저와 동갑이라 더 정이 가요. 친근한 느낌이에요(웃음). 

 

현대모비스 '99즈*'도 유명하죠. 

저희 팀에 1999년생 선수들이 엄청 많더라고요. 구단 유튜브 계정에도 '99즈' 분들 나오실 때마다 팬분들이 엄청 좋아하세요. 약간 MZ세대의 대표 격이랄까요. (알고 지내는) 친구는 아니지만, 친구들과 함께하는 느낌이에요. 이번 2023년 계묘년이 토끼띠의 해인 만큼 더 잘되셨으면 좋겠어요. 

*현대모비스 1999년생 선수

김동준(1999년 3월 15일생), 게이지 프림(1999년 4월 8일생), 윤성준(1999년 4월 15일생), 정종현(1999년 6월 1일생), 서명진(1999년 6월 29일생), 이우석(1999년 7월 10일생), 신민석(1999년 8월 31일생), 론제이 아바리엔토스(1999년 9월 14일생)

 

치어리더팀에도 '99즈'가 있나요?

저랑 김도희 치어리더가 1999년생이에요. 저희 회사에서도 방송을 하는데, 팬분들이 저와 김도희 치어리더에게 '99즈 왔다'라고 해주세요. 

 

팬들과의 소통은 어떤가요?

팬분들과 치어리더들은 경기장에서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스팟(스포츠 팟캐스트)이라는 방송을 통해 못다 한 얘기를 하는 편이에요. SNS로도 소통하고요. 적극적으로 하려고 해요. 

 

기억에 남는 팬이 있다면?

제가 2017년 9월에 데뷔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좋아해 주시는 팬분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당시엔 중학생이던 분이 올해 성인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데뷔 땐 19살로 학생 신분이었는데, 이젠 모두 성인이 되고 나니 인상 깊은 것 같아요. 지금도 경기장에 자주 와주셔서 감사해요. 


인상 깊었던 선물도 소개해주세요. 

다른 팬분들도 경기장에 출근할 때마다 간식을 챙겨주세요. 매번 리허설이 참 힘든데, 그럴 때마다 음료수도 챙겨주셔서 힘이 나요. 제가 응원했던 사진들을 책으로 만들어 주신 분도 계세요. 그걸 볼 때마다 땀 흘려 왔던 게 다 기억나더라고요. 감동이었어요. 그리고 저번에 한번 아픈 적이 있었는데, SNS로 '내 마음이 더 아프다. 아프지 마라'는 위로를 받은 적이 있어요. 정말 하루 만에 다 나은 거 있죠. 

 

치어리더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습니다. 

학생 때 가족끼리 울산 문수경기장에 축구를 보러 간 적이 있어요. 그때 치어리더분들이 나오시니까 앉아있던 팬들이 일어나서 같이 응원하는 거예요. 너무 재밌어 보였어요. 그때부터 관심을 가졌어요. 그리고 고3 때 지원했는데 합격했어요. 

 

합격의 비결도 있을까요?

지원할 때 영상을 보내야 했어요. 그때 학교 운동장에서 1시간 동안 춤추는 영상을 찍었어요. 사람들이 조깅도 하고, 운동하고 있는 운동장 한가운데서 말이죠(웃음). 

 

영상을 한 시간이나 촬영했나요?

중간에 계속 틀렸거든요. 안 틀릴 때까지 계속 찍다 보니 그렇게 걸렸어요. 열정을 보이고 싶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찍어 보냈어요. 그리고 지원 메일에 편지도 적었어요. 너무 하고 싶다고요. 오래되기도 했고, 너무 길게 써서 기억이 나진 않지만요. 나중에 들어 보니, 편지까지 쓰는 치어리더는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대단한 정성이에요. 학생 때면 부모님의 동의도 필요했을 텐데요. 

저희 부모님께선 처음에 반대하셨어요. 입시 준비를 해야 하는데 무슨 생각이냐고요. 반대가 심하셨지만, 저는 꼭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약속했죠. 어느 과목에서 몇 등급까지 올릴 테니 그땐 반대하지 마시라고요. 다행히 약속을 지켰고, (치어리딩을 하는 데 있어) 따로 터치하시진 않으셨어요. 

 

지금은 응원해주시나요?

네. 제가 성인이 되고 프로축구에서 처음 뛸 때가 2018년이었어요. 그때 팬분들께서 저한테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오른 적이 있었어요. 부모님께서도 자랑스럽게 여기시더라고요. 승무원으로 일하는 친언니도 대단하다고 뿌듯해했어요. 저한테 잘해주고, 응원을 많이 해줘서 힘을 얻었어요. 

 


고3이었던 2017년에 데뷔한 후 대학에 진학했고, 2022년에 대학을 졸업하셨다고요. 

네. 작년에 졸업해서 지금은 치어리더 일에 집중하고 있어요. 학업과 병행했을 때도 있었지만, (대학 졸업 후) 경기가 많이 늘어나서 감당이 안 되는 느낌을 받은 적도 있어요.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잖아요. 지금은 거뜬합니다(웃음). 

 

치어리딩과 학업을 병행했으면, 학교생활에 있어 아쉬운 점도 남았을 것 같아요. 

확실히 경기와 연습으로 친구들과 많은 추억을 쌓진 못했어요. 수업 끝나고 같이 밥 먹으러 가는 소소한 기억이 많진 않죠. 고학년 때는 코로나19 영향도 있었고요. 그래도 치어리딩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치어리딩을 매력적으로 느끼는 이유는 뭔가요?

제가 워낙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에요. 팬분들 앞에서 응원을 이끌어가는 게 너무 행복해요. 그리고 팬분들의 응원과 하나가 된 모습에서 큰 에너지를 받아요. 하나가 되어 한 팀을 응원하는 느낌이 너무 좋더라고요. 평소엔 느끼기 힘든 감정이잖아요. 연습도 많고, 몸이 지쳐도 경기장에 가면 싹 사라져요. 

 

나에게 치어리더란?

매일 먹는 영양제다. 제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영양제예요. 먹으면 힘이 나고, 활력소가 되죠. 치어리더는 제가 매일 아침 챙겨 먹는 영양제 같은 존재예요. 

 

후배 치어리더들에게 조언해주자면. 

치어리더는 열정과 끈기가 중요한 직업이에요. 단순히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지, 끈기 있게 할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해보셨으면 해요. 그리고 체력적으로도 굉장히 힘든 업무예요. 예쁜 겉모습만 보고 들어오셨다가 그만두는 분들이 많으세요. 단체생활인 만큼 팀원들끼리 서로 배려하는 마음도 있어야 하고, 이기적인 행동을 지양해야 합니다. 책임감이 1순위고, 끈기와 열정도 책임감 못지않게 중요해요. 

 

끝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저희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팬분들,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선수분들이 다치지 않고, 힘이 될 수 있도록 저와 함께 재밌게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빨리 마스크를 벗고, 더 힘차게 응원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 본인 제공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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