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재부의 이상한 보도자료‥영국 관료는 'NO' 라는데
[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달 국내 매체들의 기사 내용 인데요.
"한국의 재정 준칙이 채무 증가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고안 됐다"고 평가하면서 기재부가 배포한 보도 자료에 따라서 영국의 예산 책임청 의장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영국의 이 당국자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요.
그럼 이 보도 자료는 대체 어떻게 작성이 된걸까요?
고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8일, 기획재정부 최상대 2차관은 영국 예산을 총괄하는 예산책임청의 리차드 휴스 의장과 만났습니다.
며칠 뒤 기재부는 영국 예산책임청 휴스 의장이 "한국의 재정 준칙 준수를 위해선 반드시 법제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히면서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외국 관료가 한국의 정책에 대해 평가하면서 추진 필요성까지 강조한 건 다소 이례적입니다.
영국 예산청에 정말로 이런 말을 했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한국이 아니라 영국의 재정준칙에 대해 말한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직접 발언했다는 영국 예산책임청 휴스 의장에게 다시 물어봤습니다.
휴스 의장은 NO 라는 글자를 강조해 표기하면서 한국의 재정 체계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장혜영 의원/국회 기재위] "굉장히 이례적인 말을 지어내서 그걸 심지어 기재부의 공식 보도자료로까지 낸다고 하는 것은 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이미 외교적 문제의 소지는 발생한 것이고요."
보도자료는 한국의 재정준칙 법제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재정 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 GDP 대비 3% 이내로 묶어 통제하겠다는 것이 핵심으로 기재부가 숙원사업으로 추진하는 사안입니다.
하지만 나라 씀씀이에 제한이 생기기 때문에 기재부가 작성한 예산안에 국회가 손을 댈 여지가 줄어드는 반면, 재정 관료의 권한은 커질 거라는 논란이 있습니다.
코로나처럼 예고 없이 찾아오는 위기에 긴급히 돈을 쓰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상민/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재정준칙을 만들 때 생각하지 못했던 경제적인 변화가 오면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을 하기에 걸림돌이 되는‥"
보도자료 작성 경위에 대해 기재부 측은 휴스 의장이 직접 언급한 게 맞다며 다만 통역을 거치지 않은 대화였고, 녹취록이나 회의록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기재부는 이번 달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영상 취재: 강재훈, 김재현 / 영상 편집: 오유림 / 자료제공 : 장혜영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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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취재: 강재훈, 김재현 / 영상 편집: 오유림 / 자료제공 : 장혜영 의원실
고재민 기자(jmi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61936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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