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표후보 윤경림, 주총서 국민연금과 격돌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이재철 기자(humming@mk.co.kr) 2023. 3. 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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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7일 차기 대표이사 압축 후보 4명을 최종 심사해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윤 후보는 이달 말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받으면 정식으로 차기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하지만 윤 후보는 여권에서 KT 대표로 부적절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인물이라 난항이 예상된다. KT 이사회는 이날 윤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하고 정기 주총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KT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윤 후보를 비롯해 박윤영 전 KT 사장, 임헌문 전 KT 사장, 신수정 KT 부사장 등 4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진행했다.

윤 후보는 이날 소감문에서 "정부와 주주의 우려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주총 전까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며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의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은 과감하게 혁신하고,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1963년생인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LG유플러스 전신인 LG데이콤에 입사해 2006년 KT로 넘어왔다. CJ그룹 부사장,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역임했을 정도로 업종을 넘나들다가 2020년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 다시 KT로 복귀해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있었던 OTT 시즌과 티빙 합병, 현대차와의 미래 파트너십 제휴 등이 윤 사장의 작품이다.

하지만 윤 후보가 주총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 일동은 KT가 전체 33명 후보 중 전·현직 KT 출신(4명) 인사로만 면접심사 대상자로 선정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특히 윤 후보를 구 대표 체제의 2인자이자 구 대표의 '아바타'로 지칭하며 업무상 배임 의혹(현대차가 구 대표 친형 업체에 투자한 것에 대해 KT가 지급보증을 섰다는 의혹)에 윤 후보도 연루됐다고 공개 비판했다.

이렇게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KT 이사회는 후보자 면접을 진행했고, 특히 이사 전원 합의로 윤 후보를 확정하는 '강수'를 뒀지만 주총에서 주주들의 찬성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사실상 반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KT 지분을 10.4%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후보 압축 명단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그동안 대표 후보 선임 절차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왔다. 국민연금은 대표 후보자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KT 이사회가 "국민연금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달리 최종 후보군이 압축되는 과정에서 소통이 없었다고 비판해왔다.

관심 포인트는 국민연금에 이어 2·3대 주주인 현대차(7.7%)·신한은행(5.6%)의 공동 행보 여부다. 이들이 국민연금 측과 뜻을 같이한다면 윤 후보 선임안이 부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후보자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혼란에 부담을 느끼고 다른 주요 주주들이 기권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KT뿐만 아니라 신한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이자 현대차 2대 주주다.

만약 윤 후보 안건이 주총에서 부결된다면 KT 이사회는 다시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대내외 공모 절차를 거쳐 후보자 선정 작업에 나서야 한다. 이 같은 정치권 반발을 의식했는지 KT는 이날 지배구조 개선도 약속했다.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최근 정부와 국회 등에서 우려하는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관련해 ESG경영 트렌드 변화에 맞춘 지배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나현준·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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