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KT 대표이사 내정자 "정부정책에 적극 동참" 강조

주총 때 국민연금 반대 가능성에 협조적 메시지 강조
새노조, 정치권 비판하면서도 "윤경림, 매우 심각하게 우려"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정부여당의 반발 속에서 7일 KT이사회가 선정한 윤경림 KT 대표이사 내정자가 “정부 정책 적극 동참”을 강조했다. 대주주 국민연금의 반대 가능성을 염두에 둔 입장으로 보인다. KT 새노조는 정부여당의 개입을 비판하면서도 구현모 대표이사의 측근인 윤경림 내정자 선임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윤경림 내정자는 7일 오후 소감문을 통해 “최근 정부와 주주의 우려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의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은 과감하게 혁신하고 정부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KT가 국민기업으로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다 구체적인 경영 방향과 계획에 대해서는 향후 적절한 시점에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윤경림 내정자의 대표이사 선임은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되는데 KT 대주주이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는 국민연금이 반대 입장을 낼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구현모 대표이사 연임 결정에 국민연금이 반대 입장을 내 재공모가 치러졌는데, KT이사회가 정치권 출신 인사를 배제하고 최종 후보 4인을 발표하자 정부여당의 반발이 이어졌다.

특히 면접 대상 후보자 4인 선정 직후인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입장문을 통해 “구 대표는 자신의 '아바타' 윤경림 케이티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을 세웠다는 소문도 무성한데 이는 내부 특정인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이권 카르텔을 유지하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윤경림 당시 후보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KT새노조는 7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윤경림 후보 내정에 '우려' 입장을 냈다.

KT새노조는 “또다른 리스크의 시작이 아닐까 우리로서는 매우 심각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사회가 지난 3개월의 장고 끝에 구현모 리스크의 연장을 선택함으로써 KT의 앞날은 매우 불투명해졌다”며 “누가 보아도 이사회의 선택은 구현모 체제의 연장이며 이는 미국 SEC의 과징금 부과, 검찰 수사 등에도 구현모 체제에 대한 혁신을 거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현모 체제의 KT이사회가 사실상 구현모 체제의 연장을 택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KT새노조는 정치권의 개입을 비판하면서도 불법 후원금 등으로 재판을 받는 구현모 대표이사 체제와 견제 없는 이사회를 비판해왔다.

KT새노조는 “지난 3개월 구현모 사장의 터무니 없는 욕심에서 시작된 KT의 혼란은 정치권의 부당한 간섭과 이사회의 무책임성이 더해지면서 구현모 체제외의 단호한 결별 없이는 수습이 어려운 지경이 되고 말았다”며 “주총 때까지 시민사회와 함께 윤 후보의 각종 불법의혹을 매섭게 검증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주총에서의 입장을 결정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경림 내정자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데이콤, 하나로텔레콤을 거쳐 2006년 KT 신사업추진본부장(상무)을 맡았다. 이후 KT에서 미래융합전략실장(전무),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을 역임했다. CJ그룹 기획팀장(부사장), 현대자동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장(부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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