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대신 롯데칠성음료 선택한 辛의 노림수

김미란 기자 2023. 3. 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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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경영 18년 만에 손 떼
3년 만에 롯데칠성음료 복귀 앞둬
‘새로운 롯데’ 위한 선택과 집중
건강기능시장서 먹거리 찾을까
신동빈 회장이 미래 먹거리를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사진은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모습.[사진=뉴시스]

18년 동안 참여했던 경영에서 물러나고, 3년 전 물러났던 계열사에 경영 복귀를 앞두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야기다. 그룹을 먹여 살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신 회장 특유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수년째 '새로운 롯데'를 부르짖으며 여러 시도를 하는 롯데그룹은 과연 진짜 'NEW롯데'를 선보일 수 있을까.

신동빈(68) 롯데그룹 회장이 등기임원 사임과 복귀를 통해 그룹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신 회장은 일단 국내에서 유니클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FRL)코리아 기타비상무이사에서 내려왔다. 대신 3년 만에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 복귀를 선언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 1월 31일 신 회장이 2022년 12월 15일 기타비상무이사에서 물러난 사실을 뒤늦게 공시했다. 2004년 12월 16일 에프알엘코리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지난해까지 18년 동안 의사 결정에 참여해온 신 회장이 사실상 에프알엘코리아 경영에서 손을 뗀 거다. 회사 측은 "업무 조정 차원에서 결정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2019년 12월 31일자로 물러났던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직엔 복귀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는 22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신 회장이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직에 복귀하면 롯데지주·롯데제과·롯데케미칼·캐논코리아를 포함해 총 5개 계열사의 등기임원이 된다.

신 회장의 이런 등기임원 행보는 롯데의 미래와도 맞물려 있다. 지난 1월 12일 2023년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신 회장은 '새로운 롯데'를 위해 "회사의 비전에 부합하고 미래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헬스 앤 웰니스(Health & Wellness) 모빌리티(Mobility)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을 새로운 테마로 제시했다. 이 테마를 중심으로 롯데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거다. 롯데칠성음료는 그중 '헬스 앤 웰니스'의 한축을 담당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왜 롯데칠성음료일까. 이 회사는 음료와 주류사업을 전개하는 롯데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다. '처음처럼'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침체하던 두 사업 부문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3.4%, 22.3% 증가하면서 사이좋게 호실적을 냈다. 2021년 1월 론칭 제로칼로리 제품인 '펩시 제로'의 흥행이 이어진 데다, 2022년 9월 선보인 처음처럼의 신제품 '처음처럼 새로'가 인기몰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생수, 와이너리,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미래 먹거리로 추가했다.

이중 주목되는 건 건기식 시장이다. 국내 건기식 시장은 약 6조원(2022년 기준) 규모다. 해외 건기식 시장의 규모 역시 2073억 달러(약 670조원)로 상당히 크다. 이 때문인지 국내 유통 대기업들도 국내외 건기식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 현대바이오랜드를 통해 건기식 사업을 확대하고, 신세계그룹은 SSG닷컴을 통해 건기식 브랜드 '이펙트'를 선보였다.

그런가 하면 롯데는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지난해 8월 건강기능식품 스타트업 '빅썸'의 지분 53%를 인수했다. 신 회장이 롯데칠성음료의 사내이사에 복귀한 이유가 건기식 시장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롯데칠성음료는 신 회장이 사내이사로 경영에 복귀하면 좀 더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기존 사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신사업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선택과 집중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의 선택은 '새로운 롯데'를 그릴 수 있을까.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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