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챗GPT는 답 제시자가 아니라 대화상대

이규화 2023. 3. 7.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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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AI 시대엔 질문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은 뇌학자인 저자가 AI와 질문과 답을 심화하며 나눈 대화를 묶은 것이다.

프롤로그에서 에필로그까지, 책의 모든 콘텐츠를 챗GPT와 함께 만들어나가면서 저자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부족한 부분을 찌르면서 이야기를 촉발시킨다.

책은 챗GPT에게 질문할 때, 질문자가 '어떤 질문을 해야 잘 질문하는 것인가' 하는 점을 시범조교가 되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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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
김대식, 챗GPT 지음/김민정 등 번역/동아시아 펴냄

생성AI 시대엔 질문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은 뇌학자인 저자가 AI와 질문과 답을 심화하며 나눈 대화를 묶은 것이다. 지난해 말, 출시와 동시에 전 세계를 충격과 혼란에 빠뜨린 챗GPT에게 저자가 도전적 질문을 하면서 챗GPT의 능력을 시험한다.

대화는 모두 12가지 분야에서 이뤄졌다. 1장에서 챗GPT가 자기 입으로 자신의 작동원리를 설명해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랑이나 정의, 죽음, 신 등 사람도 쉽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형이상학적인 주제들에 대해 온갖 자료를 바탕으로 폭넓은 논의를 이어나간다. 하지만 그보다 놀라운 것은 엄격한 윤리 기준 아래서 두루뭉술하고 애매하게 얘기하도록 제한이 걸려 있는 것으로 보이는 챗GPT를 상대로 이야기를 끌어내는 저자의 기술이다.

프롤로그에서 에필로그까지, 책의 모든 콘텐츠를 챗GPT와 함께 만들어나가면서 저자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부족한 부분을 찌르면서 이야기를 촉발시킨다. 흔히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는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생성인공지능의 시대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그보다 중요한 것이 'AI와 대화하는 기술'이라는 점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인간 VS 기계'의 도식을 넘어, 어떻게 기계를 잘 활용해 인간 지성의 지평을 넓혀나갈지를 선구적으로 보여주는 모범 사례다.

챗GPT는 '강의형' 인공지능도, '해결사' 인공지능도 아니다. 이들은 답을 주지 않는다. 판단을 내리지도 않는다. 학습한 정보의 범위 내에서 주어진 문장의 맥락을 보고 다음에 나올 단어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단어의 최적해(最適解)를 찾아 나간다. '양곡관리법'의 부작용을 물어보면 '가능성'이 높은 부작용을 쭉 설명해주고, 이점을 물어보면 마찬가지로 '가능성'이 높은 이점을 설명해준다. 오해해서는 안 된다. 이때 가능성은 '실현 가능성'이 아니다. '부작용'을 주제로 이야기할 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다른 텍스트, 학습 소스 등에서 '제시될 가능성'이다. 책은 챗GPT에게 질문할 때, 질문자가 '어떤 질문을 해야 잘 질문하는 것인가' 하는 점을 시범조교가 되어 보여준다. 이에 비춰보면 우리는 챗GPT에게 '정답'을 요구할 게 아니라 '대화'를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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