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치부담 감수했지만 기시다는 회피"..."외교일정 때문에 발표 서둘러"

임수근 2023. 3. 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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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 동원 해법에 대한 한일 양국의 대응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부담을 감수했지만,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정치적 위험을 회피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윤 대통령은 여론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 산하 재단이 일본 피고 기업 대신 강제동원 배상 소송의 판결금을 원고에게 지급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반면 기시다 총리는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 표명하는 데 그쳤습니다.

과거 담화와 공동선언에 담긴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 표현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 자민당 중진 "일본의 완승"

일본 여당 일각에선 한일 강제 동원 교섭과 관련해 일본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집권 자민당의 한 중진 참의원(상원) 의원은 한국의 강제동원 해법 발표에 대해 "일본의 완승이다. 어떤 것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고 산케이신문이 7일 보도했습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한국에 대해 엄격한 태도를 보이는 자민당 내 보수파도 이번 해결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보수파의 한 중진 의원은 "한국이 잘도 굽혔다. 일본의 요구는 거의 통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한일관계 전문가인 기무라 간 고베대 교수도 전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 정부가 최대한 양보해 나온 안으로 보인다"며 "일본 정부는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기 때문에 (일본 정부로선) 가장 좋은 안"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일본의 시민단체인 '강제동원 문제 해결과 과거 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은 전날 성명을 통해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요구한 '성의 있는 호응'은 아무것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것으로 강제동원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 尹, 한일관계 개선 서둘러…외교 일정 고려?

일본 언론은 전날 한국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 발표에는 한일관계 개선을 서두르는 윤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작년 11월 한국을 방문한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와 만나 "10%로 지지율이 떨어져도 한일관계를 개선한다. 문제의 조기 해결이 중장기적으로 미래의 한국을 위한 것도 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외교 일정을 고려해 서둘러 징용 해결책 발표를 지시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외교 일정 때문에 결단을 서둘렀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윤 대통령은 이달 중 일본 방문과 4월 미국 방문에 이어 히로시마에서 5월에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다시 방문해 한미일 협력 강화를 꾀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내 보수파를 배려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입니다.

아사히신문은 새로운 사죄에 응하지 않겠다는 일본 측 주장의 배경에는 기시다 총리의 강한 지시가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사히는 이와 관련해 "자민당 내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총리로서는 한국에 대한 불신감이 뿌리 깊은 보수파로부터 '타협했다'는 비판이 강해지면 정권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 "기시다, 자민당 보수파 배려"…위안부 합의 영향?

기시다 총리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외무상으로 합의 내용을 한국의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과 함께 발표한 당사자라는 점도 조심스러운 태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일 위안부 합의는 한국의 정권이 교체된 이후 사실상 파기됐습니다.

이번 한국 측이 제시한 해법으로 강제징용 문제가 완전히 매듭지어질지에 대해 일본 내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합니다.

마이니치신문은 "해결책이 '불가역적'인지가 불투명해 일본 측에는 우려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때처럼 한국의 정권이 바뀌면 뒤집어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NHK는 "한국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는 합의를 나중에 국내 여론 등을 이유로 뒤집은 전례가 있어 일본으로서는 한국에서 해결책이 확실히 실행되는지 지켜보면서 관계 개선을 꾀한다는 생각"이라고 전했습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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