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오세훈 시장의 펀 시티(Fun City)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2023. 3. 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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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Fun)'의 사전적 의미는 '재미있는'이다. 1990년대 초 미국 기업들은 '펀 경영(Fun Management)'을 도입했다. 직원들에게 유머를 교육해 직장 분위기를 밝게 만들자는 아이디어다. 이것을 도시 경영으로 확장한 것이 '펀 시티(Fun City)'다. 근엄하고 진지한 '뻔'한 도시 이미지를 벗고 즐겁고 친근한 '펀'한 도시로의 변신이 바로 펀 시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펨커 할세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장 등 해외 도시 리더들과 서면으로 진행한 대담에서 "서울을 365일 재미가 가득한 펀 시티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펀 시티는 오 시장의 오래된 지론이기도 하다. 2010년 민선 4기 서울시장에 취임하면서 그는 "서울이 펀 시티라는 평판은 국제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하며, 외국인 투자 유치나 관광 등에 엄숙주의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밝혔다.

대표 도시의 위상이 한 국가의 미래를 짊어진다는 점에서 서울은 중요하다. 금융, 문화, 관광, 복지를 모범적으로 추진하는 도시 없이 선도적 매력 국가를 상상하기는 어렵다. 펀 시티는 수도 서울의 매력을 높이고 국격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다만 2023년의 펀 시티는 과거와 달라야 한다. 지름길이라도 서둘러서는 곤란하다. 세빛섬은 2015년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등장하면서 한때 하루 1만명 넘는 인원이 몰렸지만, 지금은 인근 주민들이 찾는 한적한 카페의 모습이다. 이제 서울이 해외 영화사에 손을 벌리는 일은 없지만 단발성 이벤트의 한계를 보여줬다. 중요한 건 내실이다. 2014년 완공 후 초창기 '흉물' 논란에 시달렸던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작년 1000만명이 넘는 인원이 찾았다. 코로나19 시국에도 빈틈없는 방역체계를 갖춰 세계적인 뷰티 행사를 잇달아 개최하면서 거둔 성과다.

진짜 매력과 재미는 뉴진스의 음악처럼 자연스럽게 퍼진다. 굳이 강요하지 않아도 "뉴진스의 하입보이(Hype Boy)요"라며 밈(meme)을 즐기는 팬을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펀 시티와 함께 올해부터 서울시 홍보를 맡은 뉴진스의 활약도 기대된다.

[권오균 사회부 592kw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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