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회복 다급해진 시진핑, 민간기업에 유화 메시지…“늘 우리편으로 생각”

이종섭 기자 2023. 3. 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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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회의에 참석한 중국민주건국회와 공상업연합회 위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정협 홈페이지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민간 기업들에 ‘우리 편’이라는 표현을 쓰며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를 중심으로 한 민간 기업 규제를 강화해왔지만 경제 상황 개선이 시급해지자 민간 기업 살리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지난 6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회의에 참석한 중국민주건국회와 공상업연합회 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민영경제는 우리 당이 장기집권을 하고 단결해 전국 인민을 이끌고 두 개의 100년 분투 목표와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의 중국몽을 실현하는 데 있어 중요한 힘”이라고 말했다고 인민일보가 7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어 “우리는 늘 민영기업과 민영기업가를 우리 편으로 여기며 어려움에 처했을 때 민영기업을 지지·지도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영기업 발전 환경을 최적화하고 민영기업의 공정한 경쟁 참여를 제한하는 제도적 장애를 타파해야 한다”며 “법에 따라 민영기업의 재산권과 기업가의 권익을 보호하고 민영경제 및 민영기업의 발전과 성장을 장려·지지하며 시장의 기대와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몇 년간 진행해 온 민간 기업 규제를 완화하고 지원하겠다는 유화적 제스처로 받아들여진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등 빅테크에 대한 고강도 반독점 규제와 부동산 및 사교육 시장 등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이며 민간 기업을 옥죄는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확산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 경제성장률이 3%에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자 올해 경제 회복에 속도를 내기 위해 민간 기업 활성화와 지원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전방위적인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우리나라 발전의 외부 환경은 급격히 변화하고 불확실하며 예측하기 어려운 요인이 현저히 증가했다”며 “특히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우리에게 전방위적 억제와 봉쇄, 압력을 가하며 전례없는 도전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또 “국내적으로도 코로나19가 반복되고 경제 하방 압력이 커지는 등의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국내외 환경이 심각하고 복잡한 변화에 직면했을 때 냉정하고 침착하게 단결해 용감히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 주석은 한편으로 민간 기업들에 자신이 핵심 어젠다로 내세우는 ‘공동부유’에 기여할 것도 압박했다. 시 주석은 “중국식 현대화는 전체 인민 공동부유의 현대화”라며 “국유기업이든 민영기업이든 다 공동부유를 촉진하는 중요한 힘이며 공동부유를 촉진하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영기업과 기업가는 사회환원의 모범이 돼야 한다”며 “중화민족의 전통 미덕을 계승·선양하고 공익·자선사업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민간 기업을 지원하되 사회적 책임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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