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에 지어진 ‘보문산 별장’, 대전시 등록문화재 됐다

윤희일 기자 2023. 3. 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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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2호 등록문화재가 된 보문산 근대식 별장. 대전시 제공

대전의 보문산에 가면 근대식 별장 건물이 하나 있다. 일제강점기인 1931년 지어진 건축물이다. 이 건물이 대전시 등록문화재가 됐다.

대전시는 보문산공원에 소재한 근대식 별장을 ‘대전 보문산 근대식 별장’으로 명명하고 대전시 2호 등록문화재로 확정·고시했다고 7일 밝혔다. 시는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런 결정을 내렸다.

이 별장은 대전지역에 살던 일본인 쓰지 만타로(1909~1983)가 사용한 것이다. 이른바 ‘문화주택(일제강점기에 일본식과 서양식을 절충해 지은 주택)’을 방갈로식의 별장에 반영한 희귀한 사례로 건축사적·역사적·장소적 가치가 크다고 대전시는 밝혔다.

대전 중구 대사동 보문산 목재문화체험장 아래에 있는 이 건물의 면적은 89㎡(약 27평)로 너와형 기와를 올린 단층 주택이다. 지은 지 92년 된 근대식 건축물인 이 별장은 중정(中庭)이 중심인 한옥과 달리 거실을 중심으로 집중적 평면 배치를 한 것이 특징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일제강점기 주택의 형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대전 보문산 별장의 1930년대 건축 당시 모습. 대전시 제공

건축 당시인 1930년대의 사진을 보면 정남향에 커다란 복도를 베란다처럼 설치하고, 남쪽에 큰 창을 냄으로써 햇볕을 고스란히 받으면서 서양식 의자에 앉아 외부 경관을 조망할 수 있도록 지어졌다. 개항지나 관광지가 아닌 내륙 지역에 건축된 별장으로는 비슷한 건물이 드문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장식용 교창(交窓), 외부의 돌출창, 시멘트 블록 등도 시대성을 지니고 있어 근대 등록문화재 등록의 중요한 기준이 됐다.

건축주인 쓰지 만타로는 1905년 대전에 정착한 쓰지 긴노스케의 아들로 1909년 대전에서 출생했으며, 지금의 동구 원동에 있던 후지추양조공장을 큰 기업으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그는 일본의 패전 이후 일본으로 돌아갔다.

대전시는 이 별장을 최대한 원형대로 복원할 예정이다. 박성관 대전시 문화유산과장은 “별장을 원형대로 복원한 뒤 시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전시 1호 등록문화재는 2022년 6월 25일에 등록된 ‘구 대전형무소 우물’이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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