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아데토쿤보의 ‘트리플더블 추태’, 결국 취소돼

현승섭 2023. 3. 7. 10: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점프볼=현승섭 인터넷기자] 경기 막바지에 비상식적인 플레이로 완성됐던 야니스 아데토쿤보의 트리플더블은 결국 취소됐다.

 

동부 컨퍼런스 선두 밀워키 벅스는 6일(이하 한국시각) 워싱턴 위저즈와 접전을 벌인 끝에 117-111로 승리했다. 시즌 46승 째 (18패)를 거둔 밀워키는 연장 끝에 129-131로 뉴욕 닉스의 9연승 제물이 된 동부 2위 보스턴 셀틱스(45승 20패)와의 승차를 1.5경기차로 벌렸다.

 

야니스 아데토쿤보는 이날 경기에서 4쿼터에만 6점 3리바운드 7어시스트 전천후 활약으로 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그는 경기 막판에 탐욕을 이기지 못하고 자기 이름에 먹칠했다.

 

4쿼터 종료 직전, 117-111로 밀워키가 승리를 굳힌 상황. 아데토쿤보는 코리 키스퍼트가 놓친 3점슛을 잡아 리바운드를 적립했다. 23점 9리바운드 13어시스트, 그의 정규리그 통산 34번째 트리플더블까지 리바운드가 딱 1개만 모자랐다.

 

코트 위 선수들이 발을 멈추고 경기를 마치려는 그때, 아데토쿤보가 돌연 기행을 벌였다. 그는 공격 코트로 성큼성큼 넘어가 골밑에 우뚝 서더니 이내 일부러 공을 림에 맞히고 리바운드를 따냈다. 아데토쿤보 옆에 서 있던 키스퍼트는 황당하다는 듯 공을 바라봤고, 중계진은 ‘이게 인정되나요?’, ‘리키 데이비스 스타일’이라며 폭소를 터뜨렸다.

 

아데토쿤보는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물은 질문에 “공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수단이었다. 그저 현명하게 경기를 치르려고 했다. 뭐, 일종의 도둑질이었다(kind of stole one).”라고 말하며 찡긋 윙크했다.

 

NBA 사무국은 재검토 끝에 아데토쿤보의 마지막 슛과 10번째 리바운드를 삭제했다. 그의 이번 시즌 평균 리바운드는 11.94개에서 11.92개로, 야투 성공률은 53.8%에서 53.9%로 조정됐다.

 

트리플더블은 예전에 비해 좀 더 흔한 기록이 됐다. 러셀 웨스트브룩이 오스카 로버슨(1961-62시즌) 이후 처음으로 평균 기록 트리플더블(31.6점 10.7리바운드 10.4어시스트)를 기록했던 2016-17시즌을 기점으로 NBA의 트리플더블 개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NBA 선수들은 2016-17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여섯 시즌 연속으로 세 자릿수 트리플더블을 완성했다.

 

그러나 트리플더블은 여전히 선수들이 꼭 세우고 싶은 금자탑이다. 트리플더블이라는 보물에 눈이 먼 일부 선수들은 아데토쿤보처럼 사고를 치기도 한다. 그때마다 NBA는 부자연스러운 플레이로 생성된 기록에 철퇴를 휘두른다.

 

2021년 11월 30일, 케빈 포터 주니어(휴스턴)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의 경기에서 커리어 첫 트리플더블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4쿼터 종료까지 1분 20초 정도 남은 상황에서 오클라호마 테오 말레돈이 3점슛을 놓쳤고, 공은 포터 주니어를 넘어 동료인 알파렌 센군과 가까워졌다. 

 

그런데 센군은 리바운드를 잡지 않고 공을 쳐냈다. 공은 조시 크리스토퍼와 제이션 테이트를 향했지만, 그들은 공을 잡지 않았고 포터 주니어에게 공을 잡으라고 재촉했다. 포터 주니어가 루즈볼을 따내며 10리바운드를 기록했고, 포터 주니어는 11점 10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NBA 커리어 첫 트리플더블을 완성했다. 

 

그러나 NBA 사무국은 휴스턴 선수들의 리바운드 밀어주기를 인정하지 않았다. 포터 주니어는 2022년 3월 31일 새크라멘토 킹스전에 비로소 첫 트리플더블(30점 12리바운드 12어시스트)을 맛봤다.

 

트리플더블과 관련된 황당 사건을 이야기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바로 리키 데이비스(당시 클리블랜드)다. 2003년 3월 17일, 클리블랜드는 유타 재즈를 120-95로 압도하고 있었다. 경기 종료 6.1초 전, 이 때 데이비스의 기록은 26점 9리바운드 12어시스트였다. 커리어 첫 트리플더블까지 리바운드 단 1개가 남은 상황이었다.

 

공격권은 클리블랜드가 갖고 있었다. 주메인 존스의 인바운드 패스를 받은 데이비스. 그런데 그는 갑자기 몸을 홱 틀어 자기 팀 림으로 레이업을 시도하고 리바운드를 잡았다. 이에 화가 난 드숀 스티븐슨은 데이비스를 밀어 파울을 범했다. 제리 슬로언 유타 재즈 감독도 당황한 듯 입을 벌린 채 코트를 응시했다. 그러나 NBA 규정상 자기 팀 골대에 슛을 시도해서 튀어나온 공을 잡더라도 리바운드로 인정되지 않는다. 지나친 트리플더블 욕심에 이성을 잃었던 리키 데이비스는 단 한 번도 트리플더블을 기록하지 못한 채 은퇴했다.

 

아데토쿤보는 케빈 포터 주니어, 리키 데이비스와는 달리 NBA에서 최정상 기량을 자랑하는 슈퍼스타다. 그는 다재다능함을 자랑하며 이미 많은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잘못된 판단으로 트리플더블을 놓친 아데토쿤보. 과연 그는 언제 정규리그 통산 34번째 트리블더블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낼까? 밀워키의 다음 경기는 8일 올랜도 매직 원정 경기다.

 

#사진_AP/연합뉴스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