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만 몰리는 20대 "주거비·물가상승 지속에 저출산 심화"

일본의 20대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도쿄도 등 수도권 인구 집중이 심화되면서 주거비와 물가상승의 원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도심 과밀현상이 저출산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며 대책마련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직장과 인프라를 찾아 20대들이 대거 도쿄로 이주하고 있지만, 정작 높은 주거비와 물가로 아이를 낳고 기를 조건이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처럼 수도권 집중 문제가 저출산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수도권 과밀 해결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7일 일본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도쿄에서는 전입자가 전출자보다 많은 '전입 초과'가 10년 전 대비 47% 증가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증가세가 잠시 둔화했지만, 도쿄에 유입되는 인구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연령대로 보면 20대의 이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20~24세가 5만 7153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수치입니다. 그다음으로는 25~29세가 1만 9235명, 15~19세가 1만 3795명이었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10·20대를 제외한 다른 연령대가 모두 수도권을 벗어나는 추세라는 것입니다. 총무성의 조사에서 14세 이하와 30세 이상의 인구는 모두 도쿄를 벗어나는 사람이 들어오는 사람보다 많은 '전출 초과'를 기록했습니다. 아이와 부부들은 도쿄를 떠난다는 뜻입니다. 이들은 도쿄 인근의 지방으로 빠지게 됩니다. 

니케이는 이는 도쿄에 모든 인프라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수도권과 같은 의미로 '도쿄권'으로 불리는 도쿄·가나가와·지바·사이타마에만 해도 200개의 국·공·사립대학이 있습니다. 여기에 도쿄권 대학을 나온 졸업생들은 도쿄에서 일자리를 찾습니다. 실제로 일본 취업 정보 포털인 미라이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도쿄권 대학의 졸업생 89%가 다시 도쿄에 있는 기업에 취직했습니다. 이전에는 90%를 웃돌았습니다. 

20대가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도 도쿄에 몰려있습니다. 니케이에 따르면 상장 기업의 절반, 외국계 회사 4분의 3이 도쿄에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지방 이전을 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팬데믹이 사그라지면서 다시 도쿄로 이주하는 흐름이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도쿄 인구 집중 문제가 결국 저출산과 맞닿아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도쿄의 높은 생활비 때문입니다. 주거비와 물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도쿄에서 일하더라도 결혼과 육아를 꿈꿀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도쿄권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은 6288만 엔(6억 원)으로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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