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종교에 빠진 66만명, 이들은 왜 스스로 교회에 갇히나
정명석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78)의 성범죄 혐의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공개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개신교 주류 입장에서 JMS와 같이 '이단'으로 규정하는 종교 신자는 최대 6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른바 '사이비 종교'의 경우 '외로운 사람'을 노리고 공략하기 때문이 신도를 불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코로나19라는 재난 사태를 거치면서 개인의 심리적 불안이 심해졌고, 사이비종교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검찰 등에 따르면 정 총재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소재 수련원에서 총 17회에 걸쳐 메이플씨를 강제 추행하거나 준강간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됐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정 총재가 신도들에게 자신을 '메시아'로 부르라며 세뇌하고, 자기 말과 행동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한 뒤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공개된 영상 속 과거의 정 총재는 자신을 스스로 신으로 자처했다. 정명석은 신도들에게 "하나님이 안 보인다고? 안 보여? 나 쳐다봐, 하나님. 하느님까지 볼 필요 없잖아"라고 설교했다.
전문가들은 외로운 사람들이 사이비 단체에 빠지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사이비 단체는 삶이 척박하고 외로운 사람들을 공략한다"며 "개인들에게는 집단 생활을 하는 종교 단체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취약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여성 신자들이 일부 사이비 교주들에게 성범죄를 당하는 것에 대해 "종교적 신념에 기인한 가스라이팅이 이뤄져서 위계에 의한 성폭력까지 이어진다"며 "가스라이팅을 당하면 내 의사에 반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다. 세뇌가 지속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피해자가 착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일상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신에게 의지한다"며 "사이비 교주는 그런 사람들의 약한 심리를 이용해서 자신의 이익을 취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주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면 그 이후에 신념과 반하는 현상들이 나타나더라도 믿음이 있기 때문에 자기 합리화를 한다"며 "신앙심을 강조하게 되고, '자신이 잘못된 생각을 하는 거라서 고쳐야 한다'고 포장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0년여간 반JMS 활동을 해온 김도형 단국대 수학과 교수에 따르면 정 총재는 젊은 여성들을 집중적으로 포섭했다. 김 교수는 "(신도들이) 정명식에게 여자 신도들을 데려와야 교회 내에서 더 높은 직급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며 "조직 내에서 인정받으려고 여자 신도를 계속 데려왔다"고 말했다.
포모증후군(FOMO)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포모증후군은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뜻한다. 'Fear of Missing Out'의 앞 글자를 딴 '포모'(FOMO)와 '증후군'(Syndrome)을 조합한 용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년들의 포모증후군이 심하다. 미래가 불투명하고 불안하니까 사이비에서 희망 등을 얻으려고 한다"며 "종교를 대체할 만한 좋은 직장·환경·정부 지원 등이 있다면 사이비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국민들이 지난 3년 코로나19 기간 동안 주거·직장 문제 등을 겪으면서 불안해졌다"며 "심리적인 불안은 보통 재난 이후 늦게 나타나는데, 통계를 보면 아동학대·청소년 자살 등이 엄청 늘고 있다. 사이비 종교도 사회적 불안과 맞춰서 더 심해졌다"고 밝혔다.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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