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 MBC 또 일냈다! '나는 신이다' 다큐멘터리로 사회적 파장 일으켜
넷플릭스(Netflix)가 대한민국 현대사 속 ‘메시아’들과 이들 뒤에 숨은 사건과 사람을 추적하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3월 3일 공개한 이후 사회적 파장이 크다. 공개 이후 넷플릭스 시리즈 한국 톱 10에서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고 있는 이 작품, 정말 할 이야기가 많다.
제목을 확인하고 나니 더 의아했다. 저 내용들은 이미 TV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번 방송이 되었고 그때마다 방송국 앞에서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했으니 말았으니 하며 대규모 시위를 동반하는 빅 이벤트가 벌어졌었다. 'PD 수첩' '그것이 알고싶다' 등을 통해 나름 심도 있게 봤다고 생각했던 이슈들을 OTT 플랫폼에서 다큐멘터리로 다시? 이런 의구심을 가지며 시청을 했다.
제일 먼저 등장한 것은 ‘JMS, 신의 신부들’이었다. 기독교복음선교회로 알려진 JMS의 정명석 총재는 이미 신도들을 성 착취한 혐의로 법의 처벌도 받았던 인물이며 그만큼 사이비 종교계에서도 유명한 인물이었다. 자신을 따르는 여성 신도들을 '주님의 신부'로 뽑아 성범죄를 저질러 온 것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사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통해 보이는 정명석의 실체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게 빙산의 일각일 뿐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짓을 했는지를 그동안 MBC나 SBS의 방송에서는 왜 다 보여주지 못했는지 알 수 있겠더라. 지상파에서는 도저히 다룰 수 없는 수위의 폭로였다. 이런 다큐멘터리가 왜 OTT를 통해 공개되어야 했는지에 대해 단박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내용은 충격적이고 비위가 상할 정도였다. '1만 명의 여성을 성적 관계를 통해 하늘의 애인으로 만드는 것이 하늘의 지상 명령'이라는 주장과 피해자들이 당한 일만 충격적인 게 아니라 그가 법의 처벌을 받은 뒤에도 여전히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법의 처벌과 무관하게 그 종교단체의 신념은 계속된다는 것, 피해자가 끊이지 않고, 더더욱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을 무참히 위해 하고 위협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사람이 스스로를 신이라 부를 수 있을까? 자신을 메시아라 칭한 이들은 어떻게 대한민국을 뒤흔들며 엄청난 피해자를 양산한 걸까? 'JMS. 신의 신부들' 말고도 ‘오대양, 32구의 변사체와 신‘, '아가동산, 낙원을 찾아서' '죽음의 아가동산' '만민의 신이 된 남자' '감옥으로 간 만민의 신' 등의 회차를 통해 더 많은 자칭 메시아들이 등장한다. 왜 이런 비극은 되풀이되는 걸까? 이 피해자들은 왜 의심하지 못했을까? 이런 답답한 마음이 한가득 들었지만 무엇보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증언을 하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들은 안전한 걸까? 걱정도 되었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조성현 PD는 이 작품이 공개되던 3일 JMS 탈퇴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가나안'에 직접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처음 이 다큐를 시작할 때만 해도 제작에 이렇게 긴 시간을 들이게 될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다. 거의 2년이 걸렸다. 당연하겠지만 촬영을 진행하며 미행과 협박, 해킹을 당하게 될 거란 생각 역시 하지 않았다. 그런데 모든 것은 생각과 달랐다"라는 말로 이 프로그램의 제작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알렸다. 방송 내용에도 보이지만 JMS 집단은 쇠 파이프를 들고 얼굴이 뭉개질 정도로 가혹한 폭력을 휘두르며 자신들의 반대에 서 있는 사람들을 없애려 했다. 아마 PD도 이와 비슷한 위협을 당하지 않았을까? 구체적으로 어떤 위협이 있었는지는 3월 10일에 있을 기자간담회를 통해 직접 들어볼 예정이다.
작품을 연출한 조성현 PD는 MBC에서 'PD수첩'을 만들었었다. 그 외에도 'DMZ 더 와일드' '휴먼다큐사랑'등도 만들며 진정한 다큐멘터리로 시청자들과 진실 이상의 것을 소통하기 위해 애써왔었다. 그는 처음 이 프로그램을 론칭하며 “2023년의 대한민국에서 자신이 메시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100명이 넘는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서로 다른 메시아를 만났지만 놀라울 만큼 유사한 피해를 겪은 분들에 대한 이야기. 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피해자들이 신으로 받들었던 사람들이 정말 메시아인지, 그리고 우리 사회는 왜 여전히 같은 피해자들을 양산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시청자들께 남길 수 있길 바란다”라며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를 밝혔었다.
현실은 드라마나 영화보다 더 극적이다. 그래서 다큐멘터리 장르가 있는 것.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자극적이고 충격적이다. 끝까지 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마음이 무거워지고 머리가 혼란스러워지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이슈가되고 화제가 되고 인기 시청 1순위를 달리고 있다. 조금이라도 보고나면 엄청난 안타까움과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데 이런 감정들이 '가짜 메시아'에게 빠진 사람들에게도 제발 전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건들, 그 사건 속 실제 인물들의 증언과 흔적, 이들의 비극이 사회에 던진 파장을 다루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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