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엽수와 활엽수, 대기 오염물질 정화능력 높은 쪽은

스웨덴 예테보리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침엽수와 활엽수 중 어느 쪽이 공기 중 오염물질을 잘 흡수하고 정화할까. 스웨덴 예테보리대 연구팀이 나무의 종류에 따라 오염물질을 저장하는 능력과 정화하는 능력이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를 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생태 지표‘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그동안 학계에선 잎이 가느다란 침엽수가 활엽수보다 공기 중의 오염물질을 흡수하고 정화하는 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나무의 종류에 따라 오염물질에 대한 흡수나 정화 능력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나무의 종류에 따른 오염물질 저장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스웨덴 예테보리 수목원의 같은 환경에서 자라는 7종의 활엽수와 4종의 침엽수에 대한 분석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두 종류의 나무가 각각 오염물질인 다핵방향족탄화수소(PAHs)을 얼마나 흡수했는지 분석했다. 다핵방향족탄화수소는 32개 화합물로 구성된 오염물질로 발암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매연이 주된 발생 원인이다. PAHs는 구성되는 입자의 종류에 따라 저분자 PAHs(L-PAHs), 중분자 PAHs(M-PAHs), 고분자 PAHs(H-PAHs)로 나뉜다. 

분석 결과 나무의 종류에 따라 각 오염물질 저장 능력에는 차이가 있었다. 먼저 잎이 뾰족한 모양을 가진 침엽수는 저분자 PAHs, 중분자 PAHs, 고분자 PAHs 모두에 대해 높은 축적률을 보였다. 활엽수는 고분자 PAHs에서만 유의미한 축적률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각 PAHs가 잎의 부피나 질량에 따라 축적률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인 저장 능력 자체는 침엽수가 더 우수했지만 활엽수에선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모습이 관찰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침엽수에선 발견되지 않은 능력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 연구팀은 공기 중의 오염물질이 나무 광합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연구팀은 "활엽수와 침엽수 모두 공기 중의 오염물질을 해소하는 데 다른 방법으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도시계획을 세울 때 각 나무의 다른 기능과 이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