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급매로 나온 아파트 살걸”...떨어지던 집값, 바닥 다지기?

정석환 기자(hwani84@mk.co.kr) 2023. 3. 7.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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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에 대단지 급매 소진
송파 헬리오·목동 센트럴 등
전월보다 매매가 1억원 올라
“대단지 일부 단지만 값 상승
옥석가리기 심해질 듯” 전망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경. [매경DB]
“가격이 떨어질만큼 떨어졌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다. 급매도 많이 소진되면서 거래 가격도 앞으로 꾸준히 오를 것 같다.”(서울 송파구 공인중개사 A씨)

서울 아파트 매매량이 다소나마 회복세로 접어든 가운데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진 단지들을 중심으로 ‘상승거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바닥 다지기’가 시작됐다는 기대감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반등은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 28층은 지난 달 28일 18억9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1월 13일 같은 전용면적 23층 매물이 18억원에 손바뀜한 것과 비교하면 1억원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

‘아실’에 따르면 헬리오시티는 올해 들어 59건의 매매가 이뤄지며 서울에서 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진 아파트에 이름을 올렸다.

수요자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최근 몇 개월 사이 가격 회복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가격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저층 매물의 경우 같은 기간 가격 상승 속도가 더욱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 1층 매물은 지난 1월 4일 15억3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 달 같은 전용면적 3층 매물이 17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한달 사이에 2억5000만원 가격이 올랐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몇 달 전만해도 눈에 띄었던 급매물이 시장에서 사라지고 가격도 오르자 매수자들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33건 매매가 이뤄진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역시 상승거래가 눈에 띈다. 이 단지 전용면적 59㎡는 지난 달 25일 8억4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전월 28일 같은 전용면적이 7억3000만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1억1000만원 가격이 올랐다.

노원구의 재건축 단지 가운데 하나인 ‘미륭미성삼호3차’ 역시 올해 들어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진 아파트 가운데 하나다. 이 단지 전용면적 59㎡는 지난 달 17일 7억9000만원에 매매 거래가 이뤄졌다. 전월 30일 7억원에 거래가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한달도 되지 않아 가격이 1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같은 상승 거래는 정부의 규제 완화로 인해 급매물 소진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폭도 둔화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락률 0.24%를 기록했다. 전주 하락률 0.32%에 이어 3주 연속 낙폭이 감소했다.

특히 송파구의 경우 지난 2일 발표에서 하락률 0.02%를 기록하며 서울에서 가장 낮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잠실 리센츠 전용면적 84㎡의 경우 최근 19억원대 매물이 소진된 이후 이보다 높은 20억2000만~21억4000만원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승 거래’를 본격적인 가격 반등의 신호탄으로 보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가격 하락폭이 컸던 일부 지역이나 단지에서만 상승거래가 보이는 상황”이라며 “고금리에 직격탄을 맞은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지난 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기록한 저점에서 더 하락하기보다는 바닥 다지기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부동산 시장 전체를 기준으로 하면 오름세나 회복세를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부동산 시장 전체가 아닌 개별단지, 급매 가격에만 초점을 맞출 때 발생하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라고 밝혔다.

향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요자들이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가지면 결국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단순히 ‘강남과 비강남’과 같은 양극화가 아니라 강남에서도 핵심 입지와 비핵심 입지 간 격차가 커지면서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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