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래량 늘어도 고점 대비 10% 수준… “급매 소진에도 L자형 횡보 이어갈 것”

백윤미 기자 2023. 3. 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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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물 소진되며 완만한 가격 상승세
”아파트값 평균 35% 정도는 떨어져야 반등장 기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두 달 연속 1000건을 돌파하면서 서울 주요 단지에서 급매가 소진되고 있는 모습이다. 강동구 고덕동과 송파구 잠실동·가락동 등 대단지를 중심으로 신저가에서 일부 상승한 거래가 기록되면서 바닥을 다진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거래량도 고점 대비 10%에 불과한 수준으로 아직 시장 분위기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달 7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급매 물건이 다수 보인다. 현재는 소폭 호가가 올라온 상태다. /뉴스1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까지 집계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506건이다. 집계가 완료된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거래 1417건을 이미 넘어섰다. 이는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던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실제로 올해 초 급매가 집중 소진된 서울 특정 단지는 가격이 바닥을 찍은 후 1억~2억원씩 오른 가격에 실거래가가 기록되고 있다. 가구수가 1만여 세대에 육박하는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9월 13억8000만원까지 떨어져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어 지난 1월에 15억3000만원에 거래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급매가 잇따라 소진된 뒤 지난 2월 23일에는 18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가격을 회복했다.

강동구의 대표 대단지 아파트인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84㎡ 역시 지난해 11월 9억까지 떨어졌다가 올 들어서도 1월에 12억2500만원을 기록하며 고전했다. 하지만 지난달 들어 13억8500만원~16억원 선에서 거래되며 바닥을 다진 모습이다. 지난 1월 18억7000만원까지 하락했던 잠실동 잠실엘스도 2월 들어 19억5000만원~21억4500만원까지 거래됐다.

이 같은 일부 대단지의 가격 변동에도 불구하고 과거 통계를 봤을 때 최근의 거래량은 시장을 움직이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이른바 ‘패닉바잉’이 이어지며 최근 3년간 최고 거래량을 기록한 2020년 6월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5623건이었다. 올해 2월 현재 거래량(1506건)은 이 때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서울 아파트값의 하락세도 여전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24% 떨어졌다. 전주(-0.26%)에 비해 낙폭이 줄었지만 여전한 하락세다. 금천구(-0.49%), 동작구(-0.49%), 강서구(-0.43%)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이에 대해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선호도가 높은 주요 단지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되고 완만한 가격 상승세가 나타난다”면서도 “여전히 매수·매도 희망가격 간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급매물 위주의 거래가 진행되는 등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수심리도 아직은 바닥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6.3으로 전주보다 0.4포인트(p) 떨어져 소폭 반등하던 흐름마저 다시 반전됐다. 기준선인 100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며 전국 매매수급지수(74)와 비교해도 낮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현재 시장이 변동성이 큰 만큼 부동산 가격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분위기 반전 이후 2분기 거래량을 살펴봐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서울 일부 지역 아파트에서 국지적인 급매 소진 후 증가세만으로는 흐름의 변화라고 확언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그는 “과거 통계로 봤을 때 반등장이 오기까지 아파트값이 평균 35% 정도는 떨어져야 하는데 아직 서울 내에서도 일부의 사례”라면서 “당분간 집값은 L자형 침체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금 부동산시장은 호재와 악재가 뒤섞여 혼조세”라면서 “3월 이후 거래량이 다소 늘어날 것인데, 낙폭이 심했던 지역에서 특례보금자리론의 수혜를 받는 중소형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일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하지만 시장에 온기가 도는 게 아니라 거래절벽에 다소 숨통이 트이는 양상일 것”이라면서 “매수심리가 여전히 바닥권이어서 거래가 이뤄진다고 해도 V자형 상승 반전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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