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원전의 견공들...방사선 위험에도 ‘삼대’가 살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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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최악의 참사인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버려진 반려견들이 방사능 영향에도 살아남아 지금까지 개체수를 늘려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스트렌더 연구원은 "개들이 사고가 터진 원전 주변에 살면서도 번식을 반복하며 지금껏 살아남았다는 건 굉장한 발견"이라며 "방사능 사고가 포유류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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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주변 살며 외부와 안 섞이고 번식
“개들 생존 노하우, 인간에 도움 줄 것”
인류 역사상 최악의 참사인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버려진 반려견들이 방사능 영향에도 살아남아 지금까지 개체수를 늘려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추후 인간과 같은 포유류 전체에 방사능 사고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과학계는 보고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는 3일(현지 시각) 일레인 오스트렌더 미국 국립인간게놈연구소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투고한 ‘체르노빌의 개들, 핵 출입금지구역 내에 서식하는 개체군들에 대한 인구학적 통찰’이란 제목의 논문을 소개했다.
지난 1986년 4월 26일 구 소련(우크라이나) 키예프시에서 남쪽으로 130㎞ 거리에 있는 체르노빌 원전에서 방사능 누출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530경 베크렐(Bq)의 방사능이 누출됐는데 이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누출량의 10배 수준이다. 그 결과 수십 만 명이 피폭과 방사능 후유중에 시달리며 죽거나 다쳤다.
연구팀은 지난 2017년부터 2600㎢에 이르는 체르노빌 원전 주변 출입금지구역(CEZ)를 3년간 돌아다니며 그 곳에 사는 떠돌이 개 302마리의 혈액 샘플을 채취했다. 132마리는 체르노빌 원전 주변, 154마리는 원전에서 15㎞ 떨어져 있는 체르노빌 주거단지, 16마리는 원전에서 45㎞ 거리에 있는 도시 슬라보티츠에서 찾았다. 연구팀은 이 개들이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인근 주거단지 주민들이 대피하며 버리고 갔거나 사냥꾼으로부터 탈출한 들개일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떠돌이 개들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체르노빌 원전 주변에 있던 개들이 주거단지, 슬라보티츠에 있던 개들과 유전적으로 구분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원전 주변에 버려진 개들이 바깥 개들과 섞이지 않고 자기들끼리 번식하면서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원전 주변의 떠돌이 개들은 다른 지역에서 사는 순종견과 잡종견(서로 다른 종의 개들끼리 교배해 혈통이 섞인 개)과 유전적 접점이 없었다. 개들이 원전 주변에서 다른 지역으로 나가지도 않았고 반대로 다른 지역 개들이 원전 주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것이 원전 주변과 그 외부를 차단하는 물리적 요인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전 주변에 사는 떠돌이 개들은 유전적으로 총 15개의 가족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대 3세대(자식-부모-조부모)까지 혈연 관계가 파악됐다. 오스트렌더 연구원은 “개들이 사고가 터진 원전 주변에 살면서도 번식을 반복하며 지금껏 살아남았다는 건 굉장한 발견”이라며 “방사능 사고가 포유류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체르노빌 원전 주변에 살던 포유류들 DNA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또한 알아볼 계획이다. 오스트렌더 연구원은 “(관련 연구가 거듭된다면) 인간이 어떻게 최악의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자료
Science Advances, DOI: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adv.ade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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