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단비’…우리은행 김단비, 생애 첫 MVP
‘공수겸장’의 리그 최정상급 선수
110표 중 107표 ‘압도적 지지’로
데뷔 16년 만에 ‘별 중의 별’ 우뚝
“전성기 최대한 늦게 내려가야죠”
김단비(33·우리은행)는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선수다. ‘공수겸장’으로 데뷔 후 오랜 기간 최정상급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는 많은 상을 받았지만 유독 최우수선수(MVP)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팀 성적이 크게 작용하는 MVP에서 김단비는 데뷔 초에는 팀이 우승하고도 선배들에게 밀렸다. 이후에는 개인 성적은 빼어났으나 팀 성적이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김단비가 데뷔 후 16년 만에 드디어 MVP의 한을 풀었다. 김단비는 6일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110표 중 107표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MVP에 올랐다. 2007년 프로에 데뷔해 16년 만에 생애 첫 MVP의 영광을 안았다. 김단비는 블록상과 공헌도 1위에게 주는 맑은기술 윤덕주상, 우수수비선수상, 베스트5 포워드 부문 수상을 더해 총 5관왕의 영예를 누렸다.
김단비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인천 신한은행을 떠나 아산 우리은행으로 이적했고,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우승을 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박혜진, 최이샘 등 주축들이 부상으로 긴 시간 비운 가운데 홀로 30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평균 17.17점(2위)·8.77리바운드(5위)·6.1어시스트(2위)의 뛰어난 성적으로 우리은행을 든든하게 지켰다.
김단비는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처음에 신한은행에서 우승했을 때 후보에 올랐는데 쟁쟁한 언니들이 많아서 수상하지 못했다. 그때는 어려서 그랬는지 ‘다음에 받으면 되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오늘까지 왔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순간 MVP는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내려놨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은행에 와서 내 이력에 MVP라는 글자가 들어가게 됐다. 은퇴 전에 이런 날이 와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단비는 “아직도 신한은행 생각만 하면 울컥한다. 나에겐 친정 같은 곳이다. 항상 내 마음 한쪽에 있다”며 15년간 뛴 신한은행에 대한 감사도 전했다.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향해 달려가는 중에 우승하고 MVP까지 받으면서 다시 전성기를 열었다는 평가를 듣는 김단비는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씨의 말을 언급했다. 그는 “이게 내 마지막 전성기 같다. 손흥민 선수 아버님이 그랬듯, MVP는 곧 내려간다는 뜻이다. 나도 이제 내려가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는데, 우리은행에 온 이유가 그 내려가는 속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전성기에서 최대한 늦게 내려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신인선수상은 부천 하나원큐의 박소희가 수상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지도상을 받았고 베스트5에는 박지현(우리은행), 이소희(BNK·이상 가드), 김단비, 김소니아(신한은행·이상 포워드), 배혜윤(삼성생명·센터)이 선정됐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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