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단비’…우리은행 김단비, 생애 첫 MVP

윤은용 기자 2023. 3. 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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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
우리은행 김단비가 6일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생애 처음 정규리그 MVP로 선정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공수겸장’의 리그 최정상급 선수
110표 중 107표 ‘압도적 지지’로
데뷔 16년 만에 ‘별 중의 별’ 우뚝
“전성기 최대한 늦게 내려가야죠”

김단비(33·우리은행)는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선수다. ‘공수겸장’으로 데뷔 후 오랜 기간 최정상급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는 많은 상을 받았지만 유독 최우수선수(MVP)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팀 성적이 크게 작용하는 MVP에서 김단비는 데뷔 초에는 팀이 우승하고도 선배들에게 밀렸다. 이후에는 개인 성적은 빼어났으나 팀 성적이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김단비가 데뷔 후 16년 만에 드디어 MVP의 한을 풀었다. 김단비는 6일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110표 중 107표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MVP에 올랐다. 2007년 프로에 데뷔해 16년 만에 생애 첫 MVP의 영광을 안았다. 김단비는 블록상과 공헌도 1위에게 주는 맑은기술 윤덕주상, 우수수비선수상, 베스트5 포워드 부문 수상을 더해 총 5관왕의 영예를 누렸다.

김단비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인천 신한은행을 떠나 아산 우리은행으로 이적했고,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우승을 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박혜진, 최이샘 등 주축들이 부상으로 긴 시간 비운 가운데 홀로 30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평균 17.17점(2위)·8.77리바운드(5위)·6.1어시스트(2위)의 뛰어난 성적으로 우리은행을 든든하게 지켰다.

김단비는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처음에 신한은행에서 우승했을 때 후보에 올랐는데 쟁쟁한 언니들이 많아서 수상하지 못했다. 그때는 어려서 그랬는지 ‘다음에 받으면 되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오늘까지 왔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순간 MVP는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내려놨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은행에 와서 내 이력에 MVP라는 글자가 들어가게 됐다. 은퇴 전에 이런 날이 와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단비는 “아직도 신한은행 생각만 하면 울컥한다. 나에겐 친정 같은 곳이다. 항상 내 마음 한쪽에 있다”며 15년간 뛴 신한은행에 대한 감사도 전했다.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향해 달려가는 중에 우승하고 MVP까지 받으면서 다시 전성기를 열었다는 평가를 듣는 김단비는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씨의 말을 언급했다. 그는 “이게 내 마지막 전성기 같다. 손흥민 선수 아버님이 그랬듯, MVP는 곧 내려간다는 뜻이다. 나도 이제 내려가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는데, 우리은행에 온 이유가 그 내려가는 속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전성기에서 최대한 늦게 내려가겠다”고 다짐했다.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수상자들이 6일 시상식을 마친 뒤 활짝 웃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한편 신인선수상은 부천 하나원큐의 박소희가 수상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지도상을 받았고 베스트5에는 박지현(우리은행), 이소희(BNK·이상 가드), 김단비, 김소니아(신한은행·이상 포워드), 배혜윤(삼성생명·센터)이 선정됐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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