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라더니 2배나 올라…남몰래 웃는 이유 있었네
몸값 낮춘 덕에 자금 몰려
평균 수익률 117% 달해
대어급 IPO는 줄줄이 연기
양극화된 공모주 시장
6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한 12개 종목은 모두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증시에 입성한 12개 종목(스팩 제외)의 공모가 대비 지난 3일 종가 기준 평균 수익률은 117.1%를 보였다.
공모가 대비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유아용품 생산기업 꿈비다. 이달 초 꿈비의 주가는 공모가(5000원) 대비 400% 이상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미 수요예측에서 15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에서 가격을 확정했던 회사는 증시 입성 후 한달여간 순조로운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증시에 입성해 ‘따상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2거래일 연속 상한가)을 기록한 회사는 꿈비가 유일하다. 꿈비는 이날 전일 대비 3.66% 내린 2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첫 날 ‘따상’으로 거래를 마친 오브젠과 미래반도체 역시 공모가 대비 200%를 전후하는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 1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오브젠은 공모가(1만8000원)보다 3배가량 오른 5만5000원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6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던 미래반도체는 증시 입성 후 2만3000원대까지 주가가 치솟았다가 현재는 1만7000원대로 조정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200%대의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연초 주식시장이 반등세를 보이면서 몸값을 낮춰 증시에 입성하려는 공모기업에 대한 거부감도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악화로 비교 대상 기업들의 주가가 떨어졌고 이를 반영한 공모가 역시 낮게 조정되면서 투자자들의 부담이 줄어든 것이다.
문턱이 낮아지자 중소형 공모주에 뭉칫돈이 몰렸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나노팀과 바이오인프라에는 증거금이 각각 5조4547억원, 1조7655억 원이 들어왔다. 나노팀의 시가총액이 공모가 기준 2490억 원임을 고려할때 20배가 넘는 자금이 들어온 셈이다. 자람테크놀로지도 청약 증거금으로 2조6359억 원이 몰렸다. 예상 시가총액(1364억원)의 20배 가까운 액수다.
몸값이 낮은 중소형주일수록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유통 물량이 20~30%로 적어 주가 상승에 유리하다는 점도 자금이 유입된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꿈비의 경우 유통 가능 물량 비율은 17.7% 수준이었다. 삼기이브이(25.6%), 스튜디오미르(20.9%), 샌즈랩(24.7%) 등 장중 따상을 기록한 회사들 역시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은 모두 20%대에 불과했다.
대어급 IPO는 엄동설한이 이어지고 있다. 오아시스와 컬리, 케이뱅크 등이 연이어 상장을 철회하거나 공모 일정을 연기하면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첫 조(兆)단위 대어로 주목받았던 오아시스는 지난달 수요예측 흥행 실패로 상장을 잠정 철회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6개월 새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8805억원이 증가했지만 공모주 펀드의 경우 1조3400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43개 공모주펀드의 최근 한달 수익률은 0.1%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7%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공모주펀드는 최근 3개월 기준으로도 2.1%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일부 종목의 상장 철회 등으로 공모주 투자 열기가 식었기 때문”이라며 “다만 올해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기업들이 상장 가능성이 높고 정부의 기업공개(IPO) 관련 정책 등의 영향으로 시장이 점차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령 다올KTB코스닥벤처공모주포커스 펀드는 최근 한달 수익률 -2.4%에 머물렀다. 신한공모주배당쏠쏠 펀드 역시 한달 수익률 -0.5%에 그쳤다. 다올KTB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 펀드의 경우 올 들어 설정액이 365억원 가량 감소했다.
대어급 IPO 등장으로 시장이 활성화돼야 공모주 펀드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오 연구원은 “공모주 펀드의 성과는 2021년까지는 대체적으로 우상향 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하지만 지난해 1월 이후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펀드별 배정 물량이 줄면서 성과도 정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공모주펀드는 공모주를 저렴하게 배정받아 추가 수익률을 노리는 펀드다. 일반 투자자들이 직접 공모에 참여할 수 있지만 배정받을 수 있는 수량이 제한적이어서 공모주 펀드를 담는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다. 국채나 우량 회사채 등에 투자하면서 30% 이하로 공모주를 담는 펀드가 대표적이다. 위험 자산 비중을 높여 자산의 45% 이상을 신용도 BBB+ 등급 이하의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고 공모 물량의 5%를 우선 배정 받는 하이일드 펀드도 공모주 펀드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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