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노동자 세 명 중 한 명은 '건강 이상'…폐암 의심 341명
[EBS 뉴스]
EBS뉴스는 학교 급식실 조리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실태를 집중조명하고 있습니다.
전국 시도교육청이 전국 급식노동자들을 조사했더니 세 명 중 한 명은, 건강 이상 소견을 보였습니다.
박광주 기자의 보도 먼저 보시고,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리포트]
사람 몸보다 큰 솥에서 음식을 튀기고, 대형 팬에서는 쉴 새 없이 음식을 굽고 부칩니다.
고온의 조리 과정에서 나오는 발암물질 '조리흄'과 세척에서 쓰이는 화학물질 등에 노출돼있는 학교급식실 노동자들.
지난 2021년, 처음으로 폐암 산재 인정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50명 넘는 급식노동자들이 산재 인정을 받았습니다.
잇따른 산재 신고에 전국 시도교육청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학교 급식실 노동자 4만 2천여 명의 폐 CT 검사 결과를 조사했더니, 실제 폐암이 의심되는 사례는 341명에 달했습니다.
이 가운데 3명은 이미 폐암이 확진됐고 99명은 폐암이 매우 의심된다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전체 검사 인원 열 명 가운데 세 명 수준인 만 3천여 명은 폐 결절 등의 건강 이상소견을 보였습니다.
교육부는 이달 안에 급식노동자들의 검진 결과와 관련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육 당국의 적극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BS 뉴스 박광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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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환 앵커
네, 이어서 학교 급식실 실태에 대해 급식 조리사와 직접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경숙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본부장 스튜디오에 함께 했습니다.
어서오세요.
앞서 리포트에서도 나왔지만,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진행한 폐CT 검진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결과가 심각한데요.
현장에 계시니까 직접 보신 경우도 많을 것 같습니다.
정경숙 부본부장 /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사실 노동조합에서 처음 문제 제기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현장의 급식실 선생님들은 반신반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작년 11월 검진 중간 결과가 나오고, 이번 최종 결과가 나오면서 동요가 커지고 있습니다.
당장 내 주변의 동료가 한 명 두 명 폐암이나 폐 결절로 재검사받는다고 하니, 계속 일을 할 수 있을지 두려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세 명 중에 한 명이 이상 소견으로 나타났는데요.
이상소견이 나온 당사자 선생님들은 더욱 두려움에 급식 현장이 술렁이는 상태입니다.
이번 검사에서 검진 대상자로 선정되지 않은 저 연차 급식 선생님들도 우리는 폐암에 대해서 안전할 수 있을까 두려움 속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폐암으로 진단받고 병원에서 수술 등 항암치료 중이신 분들도 있고, 확진을 위한 재검을 앞둔 분들도 많은 걱정을 전달해주시고 있습니다.
송성환 앵커
재검을 기다리시는 분들도 있다고 해요.
그래서 급식 노동자들이 정기적으로 폐 CT 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요구도 높은데요.
그런데 아직까지 건강검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입니까?
정경숙 부본부장 /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고용노동부에서 건강검진을 권고한 것이 2021년인데요.
이제야 첫 검진 최종 결과가 나온 상태입니다.
그나마도 권고에 의해 일회성으로 검진이 실시된 것이고요.
주기적인 검진은 제도화되어있지 않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는 특수건강진단이라고 하는 제도를 마련해두고 있지만, 고용노동부에서 정하는 유해인자 목록에 '조리흄'이 포함되어있지 않아 적용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세계보건기구 등은 이미 조리흄을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지만, 국내법은 아직 미비한 것입니다.
송성환 앵커
고온으로 음식을 만들 때 생기는 유해 물질을 조리흄이라고 하죠.
이런 호흡기계 질환도 문제지만 근골격계 질환도 굉장히 문제라고 들었습니다.
다른 질병도 심각한 상황 아닙니까?
정경숙 부본부장 /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네, 맞습니다.
그야말로 학교 급식실 현장은 속된말로 골병드는 급식실이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짧은시간에 고강도의 노동을 한다는 것은 익히들어서 알고 계시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들이 2019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일어난 산업재해 현황을 조사한 자료가 있습니다.
결과를 보면 전체 산재 발생 건수가 3,500건이 넘는다고 합니다.
폐암 산재는 이제 막 검진이 시작되는 상태이지만, 말씀하신 것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 등은 이미 학교 현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재해가 되었습니다.
기름이 증발한 유증기와 바닥 물기가 합쳐져 넘어짐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910건이라고 합니다.
화상 사고는 900건 가까이 됩니다.
근골격계 질환은 '어깨 회전근파열', '손목 터널 증후군', '테니스엘보' 등이 주로 나타나는데 다 합치면 500건이 훌쩍 넘습니다.
이외에도 끼임, 부딪힘, 절단, 베임, 찔림 등 '학교가 산재 백화점이다'라는 오명으로 불리는 지경이니, 또한 조리흄은 입자 크기가 100나노미터 이하인 초미립자인데요.
이러면 적은 양의 유해인자로도 쉽게 혈관을 타고 인체 혈관조직에 침투할 수 있게 되어 폐암 외의 다른 종류의 암도 쉽게 일어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습니다.
송성환 앵커
산재 백화점이라는 말이 정말 뼈아프게 느껴지는데요.
학교 현장의 말입니다.
특히 저희가 이번에 기획 보도를 하면서 환기시설 부실 문제를 집중 조명하기도 했습니다.
시설 환경이나 노동 조건은 어떻습니까?
정경숙 부본부장 /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가장 심각한 문제이기도 하죠.
후드가 있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학교 현장은 환기시설이 부실하여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 아직도 지하나 반지하에 조리시설이 위치하는 학교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환기시설 개선 등을 통해 발암물질인 조리흄 발생을 저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급식노동자 1인당 조리흄에 노출되는 빈도와 시간을 줄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가뜩이나 1인당 식수 인원이 다른 공공기관 급식노동자에 비해 2~3배 정도 수준으로 높은데요.
열악한 노동환경과 최근 폐암 이슈 등으로 퇴사자는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신규인력은 보충되지 못하니 급식노동자 한 명이 조리흄에 노출되는 시간과 빈도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심지어 혼자 서서 수 시간 동안 튀김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대체인력 제도조차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보니, 아파도 병가조차 사용하지 못하고 환기시설이 부실하고 고강도 압축노동으로 시달리다보니 질병 산재와 근골격계에 시달리고 사고 산재도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송성환 앵커
현장 급식 노동자 입장에서 그렇다면 가장 필요하고 또 시급한 노동환경 변화 어떤 게 있을지 짚어주시겠습니까?
정경숙 부본부장 /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아주 짧게 핵심적인 부분만 말씀드리자면 환기시설 등 노동환경 개선, 열악한 배치기준 개선을 통한 1인당 식수인원 감축, 병가 등 휴식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거점형 대체인력제도 등을 보완하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환기시설 개선 등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긴 하지만, 장기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데다가 추진 상황도 지지부진한데 이와 병행할 단기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현재는 어느 교육청도 교육부도 중단기 대책을 마련한 곳은 없습니다.
송성환 앵커
대책이 없다는 말씀이신 거죠.
그래서 이런 충격적인 검증 결과가 나왔는데요.
중요한 건 앞으로가 더 중요해 보입니다.
급식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정경숙 부본부장 /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저희 교육공무직본부는 이미 충분히 오랜 시간 문제를 지적하고 또 대책 마련을 요구해왔습니다.
그럼에도 교육당국이 의지를 보이지 않다가 결국 이렇게 '죽음의 급식실'이라는 오명을 만들어냈습니다.
노동조합 입장에서는 더는 교육당국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대화에 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빠른 시일 내 제대로된 대책 수립이 되지 않는다면, 노동조합은 시도교육감 등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고발 및 작업중지권 발동 등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송성환 앵커
학교 구성원들의 소중한 끼니를 책임지는 우리 급식 노동자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저희도 계속해서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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