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돋보기] 부동산 정보의 지식재산화…독서를 습관화하라

이선호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차장 2023. 3. 6. 18:0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에 성공하려면 부동산에 시중의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말고 이를 자신의 지식 정보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 셔터스톡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7개월 만에 1000건을 돌파했다. 이를 두고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급매물 소진 후 가격 반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금리 인하 등이 있어야 매수세가 본격화할 것이므로 당장은 가격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유튜버들은 향후 아파트 가격의 방향성을 두고 수많은 정보를 양산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본인이 좋아하고 닮고 싶은 유튜버들의 알고리즘화한 동영상들로 생각할 틈도 없이 확증 편향에 매몰된다. 부동산 불황기를 맞아 투자자들을 현혹하거나 판단을 흐리게 하는 무분별한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더욱이 올해 초 최대 이슈인 오픈AI 회사의 채팅형 AI(인공지능) 챗GPT는 데이터를 섞는 과정에 실제하지 않는 일을 사실인 것처럼 거짓 정보를 생산할 우려도 있다. 그러니 어찌 보면 앞으로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 부동산 정보를 어떻게 대하는가에 따라 투자 성패가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이선호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차장감정평가사, 전 DL이앤씨· 이화자산운용 근무

부동산 데이터와 부동산 정보의 차이

데이터와 정보의 차이를 생각해 보자. 데이터는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사실이나 자료다. 즉, 아직은 사람이나 기계에 의해 잘 정리되지 않은 원천 자료라고 보면 된다. 누군가가 이 원천 자료를 가공 처리하여 유용한 형태로 잘 정돈하고 의미(뜻)를 부여한 것이 정보(情報)다. 그러나 정보는 관찰의 부정확성, 정보 매개자의 악의와 불완전한 가공 등으로 인해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수 있고, 서두에서 언급한 아파트 가격 방향성 등처럼 보는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기도 한다.

결국 정보를 수용하는 자의 태도와 사고 과정에 따라 정보는 선택되고 재해석되며 지식화가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묻지 마 투자로 부동산 정보의 지식재산화 이전에 바로 실물 재산화하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대부분 부동산 정보의 취득으로부터 투자는 시작되며, 지식재산이라는 중간재를 거쳐 투자재산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부동산 정보를 지식재산으로 변환하는 과정 몇 가지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건물. 사진 연합뉴스

부동산 정보를 지식재산으로 변환하기

첫째, 부동산 정보 필터링을 통한 정보(正報)화다. 데이터가 가공되면서 허위 정보, 과장 정보로 둔갑하였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부동산은 유독 깜깜이 정보가 많다. 깜깜이 분양, 깜깜이 청약, 깜깜이 투자 등 어떤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매우 부족한 상태에서 주변 말만 듣고 성급하게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다수가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 자체도 모르고,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기 자신은 안다고 착각한다. 비대칭적 정보로 투자자를 현혹하는 분양 업체 등도 문제지만, 그 전에 투자자 스스로 제공받은 정보를 직접 본인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임장(臨場) 활동을 통해 부동산 입지 및 접근성, 교통 여건, 편익시설 등을 직접 보고 경험하면서 정보의 진위 파악을 해야 한다. 특히, 주변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만 믿고 시간에 쫓겨 부화뇌동 매매해서는 안 된다. 투자자 스스로 시세 사이트나 앱, 부동산 통계 자료를 확인하고, 유사 부동산의 최근 실거래 가격 수준과 비교해 봐야 한다. 단기간의 의사 결정으로 인한 실수가 우려된다면, 평상시 관심 지역 내 관심 유형 부동산의 실거래가 동향 및 매매 호가 흐름 등을 알고 있어야 한다. 투자자 자신의 눈으로 필터링한 정보여야 확신을 가지고 후회 없이 투자할 수 있다.

둘째, 투자관과 사고력에 부합하는 정보(精報)화다. 동일한 정보라도 투자자의 지식수준과 사고력 차이로 인해 받아들이는 정보의 해석력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격언처럼 정보 사이의 인과관계, 상호 영향력 등은 투자자의 각기 다른 시야와 시각으로 인해 여러 관점과 견해가 가능할 수 있다. 투자자 각자의 패러다임으로 정보를 해석하고 사고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언어로 지식이 내재화하는 과정을 거치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명확한 투자 기준이 정립되고 통찰력이 키워진다. 이렇게 정립된 투자 기준과 안목은 다시 정보의 지식화를 강화하면서 선순환 고리를 만든다. 즉, 정보의 지식화는 정보와 지식 간의 반복적인 상호 과정을 통해 지식재산을 축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셋째, 건전하고 올바른 투자에 부합하는 정보(貞報)화다. 불황기에 불안 심리를 이용하는 편법·위법·탈법적인 정보, 리스크보다는 높은 수익률만 강조하는 정보, 투자자 재정 상황에 맞지 않는 정보에 대한 양성화와 정제화가 필요하다. 제아무리 훌륭한 입지와 가격의 부동산일지라도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 명의 차용, 편법 투자, 악덕 임대인, 영끌 투자 등과 연계된다면 부동산 정보를 재해석해야 한다.

투자자 자신의 가치관에 적합한지, 자산·부채 상황에 맞는지,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인 투자 계획에 부합하는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올바른 정보로 지식화해야 한다.

그렇다면 부동산 정보를 지식재산으로 변환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무엇일까. 식상한 대답일 수 있지만, 단연코 독서다. 책을 읽는다고 할 때 ‘정보를 얻는다’보다는 ‘지식을 습득한다’가 어울리지 않는가. 그 이유는 책에 있는 정보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사고 과정을 통해 지식화되기 때문이다. 정보의 지식재산화를 위해 독서의 습관화를 추천한다.

격물치지로 배우는 부동산 정보의 지식화

부동산 투자 상담을 하다 보면 일부 고객은 무턱대고 마냥 좋은 부동산 투자 정보를 얻길 원한다. 상담자로서는 고객의 니즈를 사전에 파악해 최대한 고객의 투자 성향, 투자 기준, 가치관, 재정 상황에 맞게 데이터를 가공해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지만, 투자 판단 및 결정은 항상 투자자의 몫이다. 요즘은 고객도 묻지 마 투자를 자제하고, 공부하면서 신중한 투자에 집중한다.

격물치지(格物致知). 중국 사서 중 하나인 ‘대학’에 나오는 구절로, ‘사물의 이치를 깊이 연구해 자기의 지식을 확고하게 한다’라는 의미다. 부동산 정보를 끊임없이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머리로 해석하고, 가슴으로 정제한다면 지식재산화되는 격물치지에 이르지 않을까.

Copyright © 이코노미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