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짜리도 있네'…서울 분양시장 향배 이번주 나온다
"전국 미분양 7만채라지만 서울은 900채 불과…외지 수요" 기대도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이번 주 서울 강서·영등포·은평 아파트 3개 단지가 1순위 청약을 접수한다. 지난달 예비계약을 마친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도 미소진 '줍줍' 물량을 대상으로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
업계 전문가들은 신규 분양 단지의 입지, 가격 등 소구점이 다양한 만큼 이번 성적이 올해 서울 분양시장을 가늠해볼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정부가 올봄 이사철을 앞두고 쏟아낸 △대출 규제 완화 △전매제한 폐지 △무순위 다주택·지역 거주 요건 완화 △금리인상 동결 등의 정책 효과도 판가름나는 셈이다.
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에서는 △영등포자이디그니티(7일) △등촌지와인(7일) △은평 센트레빌아스테리움시그니처(10일) 3개 단지가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올해 서울 첫 분양단지들로 시장의 기대가 높다. 7일에는 둔촌주공 재건축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소형 평형 미소진 물량 무순위 청약도 진행된다.
이들 단지 분양가는 최근 집값 하락 여파로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편이다. 영등포자이디그니티는 8억5000만~11억6500만원, 등촌지와인은 7억~11억9000만원, 은평 센트레빌은 6억~8억5000만원 수준이다. 주변 비슷한 조건 아파트 단지와 비교하면 '호가'보다는 낮고, 최근 거래된 급매물 위주의 '실거래가'보다는 높다.
지난주 발표된 올해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이 7만5359채로 나타나 우려도 있지만, 서울 물량은 996채에 불과해 '서울은 예외'라는 기대가 업계엔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의 경우 현재 미분양 900여 가구 중 800여 가구는 도시형생활주택이라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고가로 분양돼 소비자들이 외면했던 것"이라며 "미분양 물량이 많은 편도 아닌 데다, 시장에 영향을 주기엔 핵심 지역도, 단지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물량이 많지 않은 데다 전매 제한·의무 거주 완화로 분양권 거래가 용이해진 점을 고려하면 이번 분양 성적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올봄 이사철을 앞두고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내놓은 각종 금융정책과 규제완화가 업계의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일단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부동산 부양용'이란 논란 속에도 기준금리 인상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작년 시장을 냉각시킨 금리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된 상태다.
이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8일부로 무순위 청약 시 무주택·거주지 요건을 폐지했다. 또 기존 최대 10년이던 전매제한 기간을 최대 3년~최소 6개월로 대폭 완화해 이달 중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초 임대사업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규제지역 30%·비규제지역 60%까지 허용하고 서민·실수요자의 규제지역 내 주택구입목적 대출한도를 폐지했다. 시중은행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최저 4%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2월의 경우 워낙 물량이 없었기 때문에 경쟁률이 낮았던 것을 진검승부로 보긴 어렵다"며 "이번 물량은 서울 분양시장을 가늠해볼 바로미터가 될 단지들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주 분양 단지들은 평형과 입지, 브랜드, 가격대가 다양해 각각의 소구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함 랩장은 "현재 경쟁률이 낮고 미분양이 증가해도 어차피 시장은 양극화된 것이고, 서울은 미분양 물량이 많지 않고 무순위 무주택·거주요건도 없어져 외지 수요도 있다"면서 "이번 분양으로 '서울은 그래도 수요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줄지, 아니면 전반적으로 저조해지는 것으로 봐야 될지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경기 활황이 아닌, 공급과 정책 요인으로 인한 '흥행' 성과는 균등하게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수석위원은 "현재 시장 상황은 분양가 문제가 크지만 금리나 공사비 등 요인으로 분양가를 낮출 경제 상황이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상 모든 부분의 규제가 완화된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입지와 분양가에 따른 차이가 심화될 수 있다. 입지가 우수하면서 분양가 적절한 곳에 수요가 집중돼 '몇 개 단지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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